외국선 50~60대 고관절 수술 급증...한국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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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노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관절(엉덩이 관절) 치환술이 중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통계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영국 셰필드대 연구팀은 최근 호주 비영리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쓴 칼럼을 통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24년 한 해 동안 약 11만7000명이 고관절 치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고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관절 표면을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치환하는 수술이다.
주목할 점은 이 수술을 받은 환자의 연령대다. 50세에서 69세 사이의 환자가 전체 수술의 약 43%를 차지했다. 50대 중반의 영국 싱어송라피터 리암 갤러거가 관절염으로 고관절 수술을 받은 것처럼, 활동적인 중년들이 고관절 수술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과 웨일스의 인구 대비 수술 비율은 한국보다 훨씬 더 높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인구 1만 명당 수술 건수(2024년 기준)는 약 18.9건인 데 비해, 한국에선 약 6.9건(연간 3만5487건, 2023년 기준)에 그친다.
영미권에서 고관절 수술이 훨씬 더 빈번하게 시행되는 이유는 몇 가지 요인으로 추정된다. 우선 고관절 퇴행성 관절염 유병률이 동양인에 비해 서양인이 더 높다. 서양인에 많은 비만은 고관절에 가해지는 물리적 하중을 높여 관절이 잘 닳게 만든다. 특히 서양인의 고관절 구조는 동양인에 비해, 해부학적으로 뼈끼리 마찰하거나 충돌하기 더 쉽게 돼 있다. 여기에 통증 조절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조기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서양의 의료 시스템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년층에 적합한 수술?...비시멘트 수술, 세라믹-세라믹으로 인공관절 수술 바람직"
중년층에서 왜 고관절 치환술이 많이 필요할까?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고관절 모양의 문제로 발생하는 관절염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고관절 뼈 돌출(캠 병변)'은 남성에게 일찍 관절염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이다. 이는 대퇴골 머리 부분이 매끄러운 원형이 아니라 한쪽이 혹처럼 툭 튀어나와,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골반 소켓(비구) 가장자리에 계속 부딪히는 현상이다. 여기서 소켓으로 표현한 '비구'는 대퇴골두가 들어가는 관절의 오목한 부분이다. 이밖에 고관절이 태어날 때부터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고관절 이형성증이나 10대 시절의 관절 변형 때문에 훗날 연골 마모와 통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들 중년층 환자에게는 기존의 시멘트 고정 방식과는 사뭇 다른 수술법이 필요하다. 70세 이상 고령층에는, 인공관절을 뼈에 접착제로 붙이는 시멘트 방식을 주로 쓴다. 반면 활동량이 많은 젊은 환자에게는, 무시멘트 수술 방식이 권장된다. 이는 인공관절 표면에 환자의 진짜 뼈가 자라나게 함으로써 인공관절을 단단히 움켜쥐게 하는 방식이다. 뼈가 인공관절과 생물학적으로 하나가 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붙는 힘이 강해진다. 접착제가 수명을 다해 부서질 걱정이 없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고관절 치환술의 성공을 좌우하는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인공관절에 어떤 소재를 함께 쓰느냐, 즉 소재의 조합이다. 인공 고관절은 크게 두 가지로 이뤄진다. 우리 몸의 골반뼈와 허벅지 뼈를 연결하는 관절을 대신하기 위해 허벅지 뼈 위쪽에 끼워지는 공 모양의 '머리(대퇴골두)' 부품과 그 머리가 들어가서 부드럽게 회전할 수 있도록 골반 쪽 소켓 안을 감싸는 '안감(라이너)' 부품이 그것이다.
서구권에서는 단단한 금속 머리와 매끄러운 특수 플라스틱(폴리에틸렌) 안감을 맞물린 조합을 여전히 많이 쓴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거의 닳지 않는 세라믹과 세라믹의 조합을 쓰는 비율이 80~90%나 되며, 나머지는 금속과 특수 플라스틱의 조합을 쓴다.
즉 서구에선 단단한 금속을 '머리(대퇴골두)' 부품 만드는 데 쓰고, 매끄러운 특수 플라스틱(폴리에틸렌)은 골반 쪽 소켓 안을 감싸는 '안감(라이너)' 만드는 데 쓴다. 반면 국내에선 대부분의 경우 머리와 소켓 안감을 만드는 데 모두 세라믹 소재를 쓴다.
"세라믹-세라믹 소재로 만든 인공관절, 25년간 재수술 불필요할 정도로 '생존율' 높아"
국내 의료진이 선택한 세라믹 조합의 우수성은 객관적인 데이터로도 입증됐다. 서울대 의대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관절치환술 저널(The Journal of Arthroplasty)》 2024년 5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국내 세라믹 조합 수술(고관절 치환술)의 성적을 공개했다.
연구팀이 25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세라믹 머리와 세라믹 안감을 쓰는 인공 고관절의 생존율이 96.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생존율은 인공 고관절을 새로 바꾸거나 재수술을 받지 않고 거뜬히 지낼 수 있는 기간이다.
이는 1980~90년대 인공관절 수명이 10년 내외였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발전이다. 활동을 많이 해야 하는 50대 환자가 수술을 받아도 20~30년 동안, 재수술 걱정 없이 일상을 누릴 확률이 매우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고관절 치환술 건수도 매년 꾸준히 늘어 연간 약 3만5000건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나이라는 숫자에 갇힐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한국의 앞선 세라믹 소재 기술과 무시멘트 수술법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고관절 통증을 참으며 굳이 활동을 줄일 필요가 없다. 적극적인 수술로 '액티브 시니어'로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 고관절 건강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다음 항목 중 3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고관절 뼈 돌출(캠 병변)'이나 초기 관절염 가능성이 있으니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1)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때 서혜부(사타구니) 통증이 느껴진다.
(2)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차에 타고 내릴 때 골반 부근이 뻣뻣하고 아프다.
(3) 평소 걷는 습관이 뒤뚱거리거나 양쪽 다리 길이의 차이가 느껴진다.
(4) 장시간 걷거나 활동한 후 고관절 부근이 욱신거리고 밤에 통증이 잦다.
(5) 양말을 신거나 발톱을 깎기 위해 몸을 숙이는 동작이 예전보다 힘들다.
[자주 묻는 질문]
Q1. 50대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고관절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 외에도 '고관절 뼈 돌출(캠 병변)' 같은 구조적 이상이 주된 원인입니다. 허벅지 뼈 머리 부분이 툭 튀어나와 골반 비구와 자꾸 충돌하면서 연골이 일찍 닳는 것입니다. 영국 셰필드대 연구팀은 이런 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우 활동량이 많은 중년기에 증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Q2. 수술 후 인공관절을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나요?
A2. 과거에는 인공관절 수명을 10~15년 정도로 보았으나, 소재의 발달로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서울대 의대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관절 치환술 저널(The Journal of Arthroplasty)》 2024년 5월호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세라믹과 세라믹 조합의 15년 생존율은 98%를 넘습니다. 이는 관리 여하에 따라 30년 이상도 충분히 사용 가능함을 뜻합니다.
Q3. 무시멘트 수술 방식은 시멘트 고정 방식과 무엇이 다른가요?A3. 시멘트 고정 방식은 의료용 접착제로 인공관절을 뼈에 붙이는 것이고, 무시멘트 방식은 인공관절 표면에 환자의 진짜 뼈가 자라나 붙게 유도하는 것입니다. 무시멘트 방식은 자기 뼈와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결합하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은 중장년층에게 유리합니다. 나중에 재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오더라도 뼈 보존에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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