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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연세고든병원 척추외과 최현민 병원장 11월이 되면 집집마다 김장 준비로 분주해진다. 배추를 절이고 무를 썰고 김치를 담그는 일은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따뜻한 풍경이지만, 한편으로는 허리에 큰 부담을 주는 노동이기도 하다. 쪼그려 앉은 자세로 오랜 시간 절임 작업을 하거나, 무거운 김치통을 옮기다 보면 허리 주변 근육이 긴장되고 척추에 무리가 쌓인다. 김장 후 며칠 동안 허리가 뻐근하고 찌릿한 통증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일 가능성도 있다.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제자리를 벗어나 신경을 자극하며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앉거나 일어날 때 허리가 당기거나 묵직한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엉덩이, 다리, 발끝까지 이어지는 저림과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는 디스크가 신경근을 압박하면서 생기는 전형적인 신경 증상이다.김장철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반복된 구부림과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 때문이다. 척추는 곧게 세워졌을 때 가장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지만,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비틀면 추간판 안의 압력이 급격히 증가한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무게가 더해지면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섬유륜이 찢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중장년 여성의 경우, 근육량이 줄어 척추를 받쳐주는 힘이 약해져 이런 동작들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허리디스크는 초기에 통증을 완화시키는 보존적 치료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통증을 조절하며, 생활습관을 교정해 척추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다면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그중 척추유합술은 심하게 손상된 디스크나 척추 불안정이 동반된 경우 고려되는 치료법이다. 손상된 추간판을 제거하고 인공 뼈나 케이지를 삽입해 인접한 척추뼈를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불안정한 척추를 안정화시키고 신경 압박을 완화한다. 이는 척추의 구조적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목적이 있으며,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척추의 기능을 다시 잡아주는 치료 접근으로 볼 수 있다.척추유합술은 고난도의 수술에 속하지만,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이전보다 절개 범위가 줄고 회복 기간도 단축되는 경향을 보인다. 수술 후에는 맞춤형 재활이 동반돼야 하며, 허리 근육의 안정성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는 반드시 신경외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의 연령, 척추 상태, 통증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특히 김장철 이후 허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오래간다면 단순한 근육 피로로 넘기기보다 척추질환을 의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척추유합술은 무조건적인 선택이 아니라,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심한 경우 신경 압박을 해소해 일상 복귀를 돕는 하나의 치료 방법으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김장철 이후 허리 통증을 방치하면 작은 염증이나 손상이 만성화될 수 있다. 김장을 할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앉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으며, 무거운 김치통은 여러 사람이 같이 나누어 드는 것이 좋다. 또 작업 중간 허리를 쭉 펴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김치는 한 해를 버틸 든든한 저장식품이지만, 김장 후유증으로 허리가 아프다면 몸은 버티지 못한다. 척추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에 시간이 걸리기에, 작은 통증도 신호로 받아들이고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건강한 겨울을 보내는 첫걸음이 된다.의정부 연세고든병원 척추외과 최현민 병원장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정정욱 기자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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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서 병행치료 개선 효과 확인종아리 근육량 늘고 근육 기능도 향상근감소증 있는 노인 사망 위험 더 커게티이미지뱅크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복병으로 ‘근감소증’이 꼽힌다.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근력이 급격히 줄어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마땅한 약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운동과 줄기세포 치료를 병행할 경우 치료 효과가 극대화한다는 사실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박철현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운동과 줄기세포 병행 치료가 단독치료 대비 운동 수행 능력을 3배 이상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26일 밝혔다.연구팀은 근감소증을 일으킨 쥐를 △운동 단독치료 △줄기세포 단독치료 △운동·줄기세포 병행치료 △치료하지 않는 대조군의 4개 그룹으로 나눈 후 4주간의 변화를 비교‧분석했다.그 결과, 두 가지 치료를 함께 시행한 병행치료군에서 가장 뚜렷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종아리 근육인 비복근의 무게가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근섬유의 크기도 눈에 띄게 커졌다. 특히 실제 운동 능력을 평가하는 ‘로터로드 테스트’(회전하는 막대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버티는 시간을 측정하는 시험) 결과, 병행치료군은 대조군보다 버티는 시간이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단순한 근육량 증가를 넘어, 근력과 신체 균형감각 같은 실질적인 근육 기능이 향상됐다는 뜻이다.연구진은 이 같은 시너지 효과의 비결로 ‘염증 감소’를 꼽았다. 병행치료군에선 근육 내 염증 수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노화가 진행되면 몸 안에 만성적인 염증 수치가 높아지는데, 이는 근육 단백질을 파괴해 근감소증을 가속시킨다.박 교수는 “근감소증에 대한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운동‧줄기세포 병행치료가 노화성 근감소증 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10~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근육이 줄면 보행장애는 물론 낙상과 골절 위험이 급증하고,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에도 취약해진다.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사망 위험이 최대 9배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변태섭 기자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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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앓았어도 재감염 위험 여전내년 봄까지 갈 유행 대비할 필요백신의 핵심 역할은 중증화 예방게티이미지뱅크‘곧 12월인데, 지금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있을까.’‘독감 이미 앓았으니 또 안 걸리지 않을까.’독감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뒤늦게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독감 유행이 보통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 만큼,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는 것이 겨울철은 물론 다가올 봄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6주 차(11월 9~15일)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45주 차(50.7명)보다 30.8% 증가했다. 전년 같은 기간(4.6명)과 비교하면 14.4배 많다.국내 독감은 대개 12~1월에 1차 유행을 한 후 3, 4월 개학 시즌에 2차 유행하는 쌍봉형 패턴을 보인다.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리므로,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백신을 맞더라도 내년 봄까지 이어질 유행을 대비하기엔 충분하다. 윤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유행이 시작됐다고 해서 접종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늦어도 12월 초까지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또 다른 흔한 오해는 ‘한번 독감에 걸리면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독감 바이러스는 크게 A형·B형으로 나뉘며 그 안에서도 여러 아형이 존재한다. A형 감염 후 회복했다 하더라도 면역력이 없는 B형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될 수 있다. 윤 교수는 “독감 백신은 다양한 유형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한번 독감을 앓았더라도 다른 유형 감염을 막기 위해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 영유아, 심·폐질환과 당뇨병을 포함한 만성질환자는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고령층의 독감 예방 효과는 약 40% 수준으로 낮아 보일 수 있으나, 백신의 핵심 역할은 중증화 예방이다. 독감 백신을 맞으면 입원 위험은 50~60%, 사망 위험은 최대 80%까지 줄어든다.윤 교수는 “고위험군에게 독감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폐렴·호흡부전 같은 치명적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며 “본인과 가족 보호를 위해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늦지 않게 병원을 방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변태섭 기자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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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30대 중반부터 점차 하락… 운동-수면-사회 활동 등 관리해야포스파티딜세린 12주간 섭취 연구… 단기 기억-인식 능력 등 개선 효과은행잎 추출물은 뇌 신경세포 보호Gemini로 생성한 이미지나이가 들수록 많은 이가 체감하는 변화 중 하나가 기억력과 인지력 저하다. 사람 이름이 쉽게 떠오르지 않거나 방금 하려고 했던 일을 잊어버리고, 오래전 기억은 선명한데 어제 먹은 점심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 일이 흔해진다. 대부분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넘기지만 전문가들은 기억력 저하가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노화라는 ‘피할 수 없는 변화’와 생활 습관이라는 ‘통제 가능한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때 인지력 저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는 것이다.뇌 기능은 30대 중반부터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부피가 감소하고 신경세포 간 연결이 약해지면서 정보처리 속도도 느려진다. 이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변화지만 문제는 잘못된 생활 습관이 이러한 약화를 더욱 가속한다는 점이다. 수면 부족은 뇌가 기억을 저장·정리하는 과정을 방해하고 운동 부족은 뇌 혈류를 감소시켜 해마 위축을 촉진한다. 스트레스와 우울은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코르티솔의 과다 분비로 이어지며 고당분 식단·음주·흡연은 뇌세포 손상과 혈류 장애를 유발한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도 혈관성 인지 저하를 일으켜 치매 위험을 높인다.전문가들은 “기억력·인지력 저하를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는 것은 잘못”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수면·운동·정신적 자극·사회적 활동 등 생활 습관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를 적절히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포스파티딜세린, 뇌세포 신호 전달의 핵심 역할대표적인 두뇌 건강 기능성 원료로 꼽히는 성분은 포스파티딜세린이다.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의 일종으로 특히 뇌 신경세포막 안쪽에 풍부하게 존재한다.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의 활동을 조절하고 신경세포 간 연결을 활성화하는 등 뇌의 신호전달 체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하지만 나이가 들면 신경세포막 내 포스파티딜세린 농도가 자연스럽게 감소해 신호전달 효율이 떨어지고 그 결과 기억력 감퇴와 인지력 저하가 나타나기 쉽다. 실제로 포스파티딜세린은 뇌세포막 내 1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필수적이며 이 때문에 외부 보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포스파티딜세린은 대두에서 추출해 만든 식물성 원료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약처 모두에서 ‘인지력·기억력 개선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여러 연구에서 매일 300㎎을 12주간 섭취했을 때 학습 인지력, 기억 회상 능력, 얼굴-이름 연계 인식 능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가 보고됐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와 50∼90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단기 기억력, 언어 유창성, 집중력, 정신적 유연성 등 다수 항목에서 긍정적 변화가 확인됐다.은행잎 추출물, 신경세포 보호·뇌혈류 개선 효과은행잎 추출물 역시 기억력 개선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원료다. 기존에는 주로 혈액순환 개선제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뇌 기능 개선 분야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은행잎 추출물의 주요 성분은 플라보노이드·징코라이드·빌로발리드다.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 및 항염 효과로 신경세포 손상을 줄이고 징코라이드는 혈소판 활성인자를 억제해 혈전 형성을 막는다. 빌로발리드는 미토콘드리아 안정화를 통해 신경세포를 보호한다. 이 성분들의 복합 작용은 뇌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산소·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신경 시냅스 생성을 촉진한다.이 같은 효과는 다수의 인체시험에서도 확인됐다. 알츠하이머 환자 333명과 혈관성 치매 환자 71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은행잎 추출물을 섭취하게 한 연구에서 인지기능과 신경정신적 증상 모두가 개선됐다. 폐경 이후 여성과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에서도 기억력 개선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전문가들은 “포스파티딜세린과 은행잎 추출물은 작용 기전이 달라 함께 섭취할 때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억력 저하를 단순한 노화로 넘기기보다 생활 습관 개선과 영양 관리로 적극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기억력·인지력 저하를 가속시키는 ‘위험 습관 9가지’① 수면 부족(6시간 이하) : 기억 저장 과정 방해, 뇌 노폐물 축적② 운동 부족, 좌식 생활 : 뇌 혈류 감소, 해마 위축 가속③ 스트레스·우울 : 코르티솔 과다 분비 → 신경세포 손상④ 과음·흡연 : 뇌세포 독성, 혈관 수축으로 산소 공급 감소⑤ 고당·가공식품 식단 : 인슐린 저항성 → 뇌 대사 기능 저하⑥ 만성질환(고혈압·당뇨 등) 방치 : 혈관성 인지 저하·치매 위험 증가⑦ 수분 부족 : 뇌 에너지 대사 저하, 집중력 저하⑧ 사회적 고립, 대화 부족 : 뇌 활성 감소, 우울과 인지 저하 위험 증가⑨ 정신적 자극 부족 : 뇌 가소성 감소 → 기억 회로 퇴화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안소희 기자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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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의사가 손가락 관절을 꺾는 습관이 관절염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영국의 한 의사가 손가락 관절을 꺾는 습관이 관절염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지난 23일(현지 시각) 외신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손가락 관절을 꺾는 습관이 관절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관절 통증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SNA 클리닉의 시드 나딤 아바스 박사는 “손가락 관절을 꺾을 때 나는 ‘뚝’ 소리는 대개 압력 변화로 인해 관절액 속 기포가 터지면서 나는 소리”라며 “이 습관이 관절염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통증이나 부기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무해하지만, 있다면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손가락 관절을 꺾을 때 나는 소리는 관절이나 뼈가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다. 관절액 안 기포가 터지는 소리로, 관절에 특별한 손상을 주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손가락을 꺾으면 관절을 감싸는 주머니인 관절낭 안으로 공기가 유입되고, 그 공기가 터지며 소리가 발생하는 원리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의학계에 손가락을 꺾는 행위 자체만으로 관절염이 생겼다는 보고는 없다. 미국 내과학회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평생 습관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꺾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관절염 발생률에 차이가 없었다. 50년동안 왼쪽 손에서만 관절 꺾기를 하는 실험을 진행해 2009년 '이그노벨상(기발한 연구에 수여되는 상)'을 받은 도널드 웅거 역시 두 손 관절에 건강상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다만, 손가락 관절을 억지로 꺾는 습관을 지속하면 관절 주변의 힘줄, 인대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게다가 손가락이 두꺼워질 우려도 있다. 손가락 관절을 꺾을 때 힘이 들어가는 관절막은 관절낭을 감싸고 있는 조직으로 물리적 압력을 가하면 근육처럼 두꺼워질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학술지 '손 수술과 재활'에 실린 한 연구에서 손가락 관절 꺾기 습관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을 비교한 결과, 습관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꺾는 집단의 손가락에서 건강 문제는 없었지만, 손가락 관절 연골이 대조군보다 두꺼웠다. 손가락 외관이 신경 쓰인다면 관절 꺾는 습관을 그만둬야 하는 이유다. 최소라 기자 csr@chosun.com
최소라 기자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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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대 김지명 교수팀, 글로벌 연구 20여 편 종합 분석 결과“커피 속 클로로젠산 등이 요산 배출 촉진”차 섭취와 통풍의 연관성은 불분명사진|AI‘제왕병’ㆍ‘부자병’으로 통하는 통풍 예방에 커피 섭취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커피 소비가 고요산혈증과 통풍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커피 섭취가 통풍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놨다.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신한대 식품영양학과 김지명 교수팀이 2024년까지 발표된 관련 국제 연구 가운데 신뢰도 높은 관찰연구(코호트ㆍ단면조사) 20여 편을 추려, 수십만 명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커피ㆍ차 섭취와 고요산혈증ㆍ통풍: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 Effects of Coffee and Tea Consumption on Hyperuricemia and Gou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는 영양 분야 영문 학술지(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실렸다.분석 결과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커피 섭취량이 많은 그룹에서 통풍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패턴이 여러 국가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는 점이다. 미국ㆍ일본ㆍ싱가포르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커피 고섭취 그룹은 저섭취 그룹보다 통풍 발병률이 낮았다. 일부 연구에선 혈중 요산 농도도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연구팀은 논문에서 “커피 속 클로로젠산ㆍ카페인ㆍ항산화 성분이 요산 배출을 촉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함으로써 요산 대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존 가설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은 고요산혈증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커피의 대사 개선 효과가 통풍 예방과 연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반면 차의 통풍 예방 효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녹차ㆍ홍차를 구분했을 때 일부 연구에선 요산 농도 감소 효과가 관찰됐지만, 다른 연구에선 오히려 요산 수치 증가와 연관되거나 눈에 띄는 차이가 없는 연구결과도 적지 않았다. 연구진은 차의 종류ㆍ카테킨ㆍ카페인ㆍ첨가물 등 변수가 많아 “커피만큼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이번 연구는 커피 섭취가 단순 기호식품을 넘어 대사질환ㆍ요산 질환 관리의 잠재적 보호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연구진은 “관찰연구의 한계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고, 향후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고요산혈증ㆍ통풍 환자 상담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기존엔 ‘고요산혈증ㆍ통풍 환자에게 카페인 음료는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단순 조언이 많았지만, 이번 연구에선 커피가 오히려 통풍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연구진은 논문에서 “커피 섭취 자체보다 당류ㆍ알코올ㆍ고퓨린 식품과 함께 전체 식습관의 패턴을 봐야 한다”며, “앞으로 커피 섭취량ㆍ커피 종류(블랙 vs 가당)ㆍ동반 생활습관을 고려한 대사ㆍ요산 질환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한편 통풍은 혈액 속 요산(尿酸)이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관절에 요산 결정이 침착해 생기는 대표적 염증성 관절질환이다. 흔히 ‘부자병’ㆍ‘문명병’이란 별칭으로 불리는데, 과거 기름진 음식ㆍ육류ㆍ술 섭취가 많은 상류층에서 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발병 시 엄지발가락 관절이 새빨갛게 붓고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 “뼈가 부서지는 듯한 통증”이란 표현이 사용될 정도다. 고요산혈증은 혈액 속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요산이 과도하게 쌓이면 관절과 주변 조직에 결정이 침착해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때 발생하는 대표 질환이 통풍이다. 고요산혈증은 통풍의 전(前)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요산 수치가 오래 높을수록 통풍 발작 가능성도 커진다.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강석봉 기자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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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한국뇌연구원 연구팀KAIST는 OLED를 활용해 약물 없이 빛만으로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적색 40Hz 빛이 가장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국내 연구팀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활용해 약물 없이 빛만으로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을 개발했다. 청색·녹색·적색 OLED 빛 가운데 '적색 40Hz 빛'이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을 제거하고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KAIST는 최경철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팀과 구자욱·허향숙 한국뇌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균일한 밝기의 3가지 색 OLED 광자극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연구팀은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적색 빛이 알츠하이머 병리 지표와 기억 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개선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바이오매터리얼즈 사이언스 앤 엔지니어링(ACS Bio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에 10월 25일 온라인 게재됐다.연구팀은 기존 LED 방식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OLED 기반 광자극 플랫폼을 구축했다. 기존 LED는 밝기가 불균형하고 열이 발생하며, 동물이 움직일 때 빛 자극에 편차가 생기는 한계가 있다. OLED 플랫폼은 균일하게 빛을 내보내 동물이 움직여도 일정한 빛이 고르게 전달된다.연구팀은 백색·적색·녹색·청색 빛을 동일한 조건(40Hz 주파수·밝기·노출시간)에서 비교 실험했다. 40Hz는 뇌파 중 감마 대역의 대표적 주파수로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을 형성할 때 나타나는 뇌파 범위다.초기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3개월령)에 하루 1시간씩 이틀간 빛을 조사한 결과 백색과 적색 빛을 쬐었을 때 장기기억이 향상됐다. 해마를 비롯한 주요 뇌 영역에 쌓여 있던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가 줄어들었다.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는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원인 물질로 알려진 단백질 찌꺼기 덩어리다.플라크를 제거하는 효소인 ‘ADAM17’도 더 많이 생성됐다. 아주 짧은 기간의 빛 자극만으로도 뇌 속 독성 단백질이 줄고 기억 기능이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적색 빛에서는 추가 효과가 나타났다. 염증을 악화시키고 뇌 조직에 스트레스를 주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IL-1β'가 크게 감소해 염증 완화 효과도 확인됐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들이 주고받는 신호 물질이다.플라크 감소량이 많을수록 기억력 향상 폭이 더 컸다. 병리 개선이 인지 기능 향상으로 직접 이어짐을 검증한 결과다.중기 알츠하이머 모델(6개월령)을 대상으로 2주간 장기 자극을 수행한 결과 백색과 적색 빛 모두 기억력 향상은 있었다. 플라크 감소는 적색 빛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분자 수준에서도 색상별 차이가 명확했다. 적색 빛을 비춘 경우 플라크를 제거하는 효소 ADAM17는 늘어나고 플라크를 만드는 효소 BACE1는 줄어들었다. 플라크 생성 억제와 제거 촉진의 '이중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백색 빛은 플라크를 만드는 효소 BACE1만 줄어들어 적색 빛에 비해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빛의 색상이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성과다.연구팀은 빛 자극 후 실제로 어떤 뇌 회로가 작동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c-Fos’ 유전자 발현을 분석했다. c-Fos는 뇌세포가 활성화될 때 가장 먼저 켜지는 표지 유전자다.분석 결과 시각피질에서 시상, 해마로 이어지는 시각-기억 회로 전체가 활성화됐다. 빛 자극이 시각 경로를 깨워 해마 기능과 기억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직접적인 신경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균일한 밝기의 OLED 플랫폼 덕분에 동물이 움직여도 빛이 고르게 전달되어 실험 결과가 흔들리지 않았다. 반복 실험에서도 일관된 효과가 재현되는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개발된 OLED 플랫폼은 색·밝기·깜박임 비율·노출 시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사람 대상 임상 연구에서 개인별 맞춤 자극 설계에도 적합하다.연구팀은 앞으로 자극 강도·에너지·기간·시각·청각 복합 자극 등 다양한 조건을 확장해 임상 단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위에서부터 최경철 KAIST 교수팀, 구자욱 한국뇌연구원 글로벌 정서-중독연구사업단장팀, 허향숙 한국뇌연구원 인공지능 기반 뇌발달질환 디지털 의료기기 실증지원 사업단장팀. KAIST 제공최경철 교수는 "균일한 밝기의 OLED 플랫폼은 기존 LED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 높은 재현성과 안전성 평가가 가능”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착용해 치료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적색 OLED 전자약이 알츠하이머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참고자료>- doi.org/10.1021/acsbiomaterials.5c01162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조가현 기자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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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유병률 26.5%…20년 새 4.4배 증가황희정 교수 "짠 음식 피하고 체중·수분관리 필수"황희정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제공)(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국내 심부전 유병률이 20년 새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에서의 유병률이 두드러져, 80세 이상에서는 4명 중 1명꼴로 심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24일 대한심부전학회가 발간한 '심부전 팩트시트 2025'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2002년 0.77%에서 2023년 3.41%로 약 4.4배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50대 2.5% △60대 6.3% △70대 12.9% △80세 이상 26.5%로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했다.심부전은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신체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다. 고혈압, 심근경색, 판막질환, 심근증, 부정맥 등이 누적되면 심장 수축력이 떨어지고, 전신 순환 기능이 저하돼 심부전으로 이어진다.특히 겨울철에는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오르고 심장이 더 강하게 펌프질해야 해 심장 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늘고 감염·탈수·염분 섭취 변화가 겹치면 심부전이 악화하기 쉽다.심부전 초기에는 숨이 차거나 다리 부종, 식욕 저하, 체중 증가, 복부 팽만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황희정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노년층은 단순한 노화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는 심장 기능 저하의 경고일 수 있다"며 "감기나 폐렴 같은 호흡기 감염이 심부전 악화를 촉진해 입원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황 교수는 "심부전은 흉부 엑스레이와 심장초음파를 통해 빠르게 진단 할 수 있다"며 "완치보다는 조절과 관리가 중요한 질환으로, 심장 기능이 좋아졌다고 약을 임의로 중단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치료는 약물 요법이 기본이다. △이뇨제 △ARNI 복합제 또는 ACE억제제 △베타차단제 △알도스테론 수용체 차단제 △SGLT2억제제 등이 핵심 약물이다. 약물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삽입형 제세동기(ICD), 심장재동기화치료(CRT), 인공심장 및 심장이식 등 기기치료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겨울철 노년층 심부전 환자의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외출 시 철저한 보온 △실내 온도 유지 △국물 섭취 줄이기 △수분 조절 △체중 변화 체크 △독감·폐렴 백신 접종 등이 권고된다. 약물 복용 역시 의사와 상담 후 조정해야 한다.김규빈 기자 (rnkim@news1.kr)
김규빈 기자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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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PC로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손끝 저림과 감각 이상은 흔한 증상이 됐다.많은 이들이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을 손목을 많이 써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은 단순한 ‘과사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손목터널증후군은 전신 질환, 잘못된 자세, 반복적 손 사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중신경이 압박되면서 발생한다.손목 앞쪽의 좁은 통로인 ‘수근관’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은 엄지·검지·중지와 약지 일부의 감각과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데, 신경 압박이 지속되면 손끝 저림, 감각 둔화, 화끈거림 등이 나타난다.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김중혁 부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손과 손목의 과도한 사용 뿐 아니라 여러 질환이 함께 작용할 때에도 발병할 수 있다. 당뇨병, 갑상선 기능 저하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질환도 손목 조직의 부종과 염증을 유발해 수근관 내 압력을 높인다”며 거북목·어깨 말림·팔꿈치 굽힘 같은 잘못된 자세도 신경 긴장을 증가시켜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집에서도 간단한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손목 중앙을 두드렸을 때 손끝 저림이 심해지는 ‘티넬 징후’, 양손 등을 맞대고 손목을 30초 동안 굽혔을 때 저림이 발생하는 ‘팔렌 검사’가 대표적이다.두 가지 중 하나라도 시도했을 때 증상이 있다면 정형외과 전문의 진료를 권한다.증상이 조금씩 발현되는 초기에는 손목 사용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손목 보호대 착용, 약물·물리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도움이 된다.그러나 감각 저하나 근육 위축이 나타나거나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인 ‘수근관 유리술’이 필요하다.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김중혁 부장은 “감각 저하나 근육 위축이 진행된 이후에는 비수술 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어렵다”며 “초기에 진단할수록 비수술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높고 재발률도 낮아진다”고 강조했다.손목터널증후군의 예방과 재발 방지에는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다.정중신경 압박을 줄이는 손목 스트레칭, 버티컬 마우스·팔꿈치 받침대 사용, 업무 중1~2분의 휴식만으로도 손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손목 사용 외에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 교정을 통한 바른 자세도 손목터널증후군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마지막으로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김중혁 부장은 “손끝 저림을 단순 피로로 넘기면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사용 뿐 아니라 전신 건강과 자세, 생활 습관이 모두 관여하는 복합 질환인 만큼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 진단과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재준 부국장 jjyang@wowtv.co.kr
양재준 부국장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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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혈당 조절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겨울엔 특히 더 신경 써야 한다. 혈당이 오르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김병준 교수는 "겨울철 당뇨병 환자들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매우 높게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겨울에는 기온이 떨어져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연말모임과 명절 등 과식할 수 있는 날도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내·외 심한 온도차로 체온 유지가 어려운 점도 혈당을 불안정하게 한다.우리 몸은 체온을 높여야 할 때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온몸을 긴장시킨다. 이때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는 억제된다. 추위로 활동량은 줄어 혈당이 더 오르기 쉬운 상태가 된다. 혈당이 올라가면 혈액이 끈적해지면서 혈압이 올라간다. 추운 날씨가 혈관까지 수축해, 심혈관질환 위험도 커지므로 생활 습관을 조절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으로 실내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은 신체 내 당질대사를 활발하게 해 혈당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환자 상태에 맞게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 점점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5~10분간의 준비운동 후 20~30분간 강도 높은 운동을 한다. 마지막으로 15~20분간 큰 힘이 안 드는 운동으로 마무리하면 된다.따로 운동하는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일상 활동량을 늘리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탈 때는 한 두 정거장 미리 내려 걷는 걸 추천한다. 다만, 혈압 합병증이 있다면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혈당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다른 계절보다 더 식단 조절에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각종 명절과 신년 모임 등이 있어 식단 조절이 어렵다. 김병준 교수는 "식단 조절은 당뇨병 환자의 가장 큰 숙제"라며 "당뇨병 환자의 혈당은 먹는 음식의 양뿐 아니라 종류에 따라서도 변화하는데, 평소 운동을 잘하더라도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나쁘다면 혈당 조절에 실패하기 쉽다"고 말했다.음주를 피하고, 식사는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먹으면 혈당 급상승을 막을 수 있다. 겨울철 흔히 먹는 국물이나 찌개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이슬비 기자 lsb@chosun.com
이슬비 기자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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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시움은 대표적인 PPI 치료제 중 하나다./사진=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역류성 식도염 같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많이 쓰이는 'PPI(프로톤펌프 저해제)'를 오래 먹다 보면 “위산이 너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PI 복용 시 나타나는 저산증은 약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신호일 뿐, 대부분의 환자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저산증, 약효 내려면 당연히 발생… 우려할 수준 아냐"PPI는 2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위산 분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로톤펌프'를 직접 억제한다. 1세대 약제인 'H2RA(히스타민2 수용체 차단제)'의 부족한 효과와 먹기 시작한 지 2주 만에 내성이 생기는 문제를 고친 약이다.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에서는 4~8주간 복용 후 병이 나아지면 장기간 투약이 필요하지 않으나, 역류성 식도염처럼 증상이 만성적이고 오래가는 질환은 약을 끊을 경우 증상이 다시 나빠져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이 때문에 PPI를 오래 먹는 환자들 사이에서는 '저산증'에 대해 종종 걱정하기도 한다. 저산증은 위산이 정상 수준보다 적거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위의 정상 산성도(pH)는 1~2로 높지만, 저산증이 발생할 경우 산성도가 3~5 수준으로 낮아지기도 한다. PPI를 복용해야 하는 위산 과다 상태와 증상이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감, 트림, 설사, 피로감 등이 증상으로 나타나며, 음식이 소화되지 못해 위에 오래 머물러 가스가 발생하면 역류성 식도염으로도 이어진다.PPI가 위 내 산성도를 정상 수준으로 낮추는 데 영향을 주는 것은 맞다. 저산증은 위산을 억제하는 기전상 PPI를 복용하면 경도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하며, 오히려 위산을 이처럼 억제해야만 약효가 나온다. 저산증 발생 빈도는 약의 종류·제형·복용 시간·약물 대사의 차이에 따라 다양하고, 저산증을 정의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다만, 공복일 때 위 내 산성도는 위산 때문에 1~2 정도지만, 넥시움을 복용할 경우 평균 14시간 정도 위 내 산성도가 4 이상으로 유지된다는 보고가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PPI 복용 시 저산증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PPI가 몸에서 작용하는 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PPI는 복용 후 체내에서 효과가 점점 줄어 최종적으로는 사라지며, 이후에는 위산이 다시 분비된다. PPI에 의해 위산 분비가 줄어들면, 위산 분비를 늘리는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심한 저산증을 막기도 한다.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강녕 교수는 "PPI는 활성화된 프로톤펌프와 결합하기 때문에, 이후 새롭게 생성되는 프로톤펌프는 PPI의 영향을 받지 않아 위산이 지속적으로 분비될 수 있다"며 "저산증을 pH>4로 정의할 때, 이러한 산성도는 대략 하루에 약 40~80%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이는 약물 치료의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PPI 처방 시 지나친 위산 분비 감소는 의료진들이 크게 우려하는 사안이 아니다. 실제 의료진들은 임상에서 저산증을 걱정하는 환자들에게 증상이 호전된 후에 약제 복용을 중단하면 위산 분비는 정상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단, 자가면역성 위염(몸의 면역체계가 실수로 위벽의 벽세포를 공격해 위산 분비 기능이 점점 떨어지는 만성 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PPI 처방을 신중하게 결정한다.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용훈 교수는 "PPI 복용에 의해 비가역적인 위산 분비 억제가 발생하거나 위산 분비 기능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며 "다만, 심한 위축성 위염·항벽세포항체 고가스트린혈증을 특징으로 하는 자가면역위염을 가지고 있다면, PPI 복용에 의해 위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어 이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감염 우려, 인과관계 부족… P-CAB과 안전성 유사"위산 억제로 인해 환자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부작용은 '감염'이다. 위산에는 소화를 돕는 기능 외에도, 위 내 산성 환경을 조성하는 기능이 있다. 이를 통해 산성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제외한 세균 감염을 막는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PPI를 계속 복용할 경우 위산 분비가 계속 억제되기 때문에 위 내 세균 증식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고령·기저 질환자에서 폐렴이나 거짓막성 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의료진들은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맞지만, 이는 거의 소규모로 이뤄졌으며 약한 연관 관계만 나타났을 뿐 명확한 인과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강녕 교수는 "장기간 PPI 사용에 의한 부작용으로 이슈가 됐던 문제들은 모두 이론적인 인과관계에서 추정된 것들로,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실제 임상에서도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에서 장염이나 폐렴 등의 감염 우려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효과와 식사 여부 등 복용 편의성에서는 불리하지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3세대 약물인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과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기 복용 데이터는 임상에서의 사용 경험이 길지 않아 충분하지 않지만, 단기·중기 안전성에 있어서는 PPI와 비교할 때 분명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최용훈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시된 P-CAB 제제들은 대체로 PPI 제제들과 비슷한 정도의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까지 보고된 특별한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PPI의 부작용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지만, 과도하게 의식할 경우 증상 조절이 가능한 최소한의 용량을 유지해 복용하거나, 증상 발생에 따라 약을 복용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증상이 확실하게 나아졌다면 의료진과 상담 후 복용을 그만할 수 있으며, 복용 후 치료 효과가 뚜렷하다면 굳이 더 많은 치료 효과를 위해 P-CAB으로 약을 바꿀 필요도 없다.최용훈 교수는 "PPI는 위산 억제 효과가 뛰어나고 저렴하며 안전성이 확보된 약이다"며 "완치됐거나 증상이 호전된 경우, 또는 처음부터 적응증에 맞지 않는 경우 장기간 PPI를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나, PPI를 복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부작용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준엽 기자 jjy@chosun.com
정준엽 기자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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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에서 오십견이 유독 흔한 이유는 노화로 인해 어깨 주변 조직의 탄성이 떨어지고 염증이 누적되기 쉽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이 딱딱하게 굳어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오십견이다. 흔히 '동결견'(유착성 관절낭염)으로도 불리는 이 병은 어깨가 전반적으로 뻣뻣해지고 팔을 뒤로 돌리는 동작에서 특히 힘들어진다.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문제는 많은 환자가 초기 증상을 ‘잠을 잘못 잤나’ ‘일시적인 근육통이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데 있다.최근 3년간의 건강보험 진료통계를 보면, 오십견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50~6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장년층에서 유독 흔한 이유는 노화로 인해 어깨 주변 조직의 탄성이 떨어지고 염증이 누적되기 쉽기 때문이다.여기에 장시간 컴퓨터 작업, 가사노동,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행위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 같은 대사 질환을 앓는 경우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대부분의 오십견 환자는 약물, 물리치료, 적극적인 스트레칭 등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 통증이 극심한 단계에서는 소염진통제와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가 일시적인 도움이 되지만,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굳어진 관절을 풀어주는 본격적인 관절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대표적인 운동으로는 벽을 타고 손을 올리는 ‘벽 타기’, 팔을 늘어뜨린 채 원을 그리는 진자운동, 수건을 활용한 내·외회전 스트레칭 등이 있다.최근에는 관절낭 안에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굳은 조직을 늘려주는 관절 수압 확장술도 널리 시행되고 있다. 다만, 6개월 이상 치료를 해도 호전이 없거나 움직임 제한이 심각한 경우에는 관절경을 이용한 관절낭 유리술을 고려해야 한다.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김현곤 교수는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고 생각하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방치하면 통증이 만성화되고 어깨 운동 범위가 영구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김 교수는 "가능하면 초기 통증 단계에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 예후를 만든다"고 조언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윤은숙 기자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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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확산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구별법 및 치료법‘위쪽 목’ 아픈 감기와 달리 ‘아래 목 통증’고위험군과 천식 환자 등 특별히 ‘주의’입원 고령 환자 사망 비율 높게 나타나특별한 치료제 없지만 최근 백신 개발최근 심상치 않은 확장세를 보이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증상만으로 질환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RSV는 상기도에서 시작해 하기도(기관지·세기관지)까지 병변이 확장되 기 쉬워 쌕쌕거림(천명)·호흡곤란 같은 하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올해는 예년보다 2개월이나 빠르게 유행주의보가 내린 인플루엔자(독감)와 함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도 심상치 않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주간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는 526명으로 같은 기간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 수(375명)보다 약 1.4배 더 많았다.가을철부터 이듬해 봄까지 유행이 이어지는 RSV 감염증은 영유아에게서 모세기관지염,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에서 폐렴 등의 치명적인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럼에도 감염 초기엔 일반 감기나 독감과 증상이 크게 구분되지 않아 쉽게 그 위험성을 느끼기 어렵다. 이에 건강한겨레는 서준원 조선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RSV 감염증이 일반 감기 등 다른 호흡기 감염증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봤다.상기도 및 하기도 등 호흡기관 모식도.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제공RSV 감염증은 뉴모비리데과에 속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감염증이다. 주요 증상은 발열, 두통, 기침, 인후통 등으로 다른 호흡기 감염병과 유사하기에 증상만으로 질환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는 주로 상기도에서 염증을 일으키지만, RSV는 상기도에서 시작해 하기도(기관지·세기관지)까지 병변이 확장되기 쉬워 쌕쌕거림(천명)·호흡곤란 같은 하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호흡기는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길인 기도와 폐로 이뤄져 있다. 기도는 입과 코에서 폐까지 이어지는데 위치에 따라 상기도와 하기도로 나뉜다. 상기도는 콧구멍과 비강, 입을 벌리면 보이는 목구멍 부위인 인두와 편도선 및 그 안쪽의 후두 정도이다. 보통의 감기 바이러스는 이들 부위에서 감염이 일어나며, 감염에 따른 염증과 증상이 그 아래까지 더 퍼지지 않는다. 반면, RSV는 그 아랫부분인 후두부 아래의 큰 기도와 기도가 폐 양쪽으로 갈라지는 기관지까지 감염이 퍼진다. 이런 탓에 기관지 말단까지 감염 부위가 퍼지면서 세부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발전하기 쉬워진다.이렇게 바이러스 감염 부위가 목 아랫부분까지 퍼진다면 증상의 양상도 조금 달라진다. 초기 증상과 함께 △숨이 차는 것과 같은 호흡곤란 증상과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천명음)가 나는 등의 하부 호흡기 증상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평소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심부전) 등의 기저질환자는 △RSV 감염으로 기저 폐 기능이 악화하거나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목 안쪽이 크게 부어오르며 폐렴 발전 가능성을 높이는 기도 점막 부종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질병관리청 제공RSV 감염증의 특별한 치료제는 없는 상태지만, 백신이 비교적 최근에 개발됐다. 따라서 현재로선 예방접종이 RSV 감염과 폐렴 등 중증 발전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미 RSV에 감염됐다면 감기와 같이 여러 증상에 맞춰 대응하는 대증요법을 사용한다. 기침엔 진해제, 가래엔 거담제, 발열엔 해열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항생제 복용은 추천하지 않는다. 서 교수는 “항생제는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을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RSV 감염증을 비롯해 세균 감염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대부분의 감기 증상엔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며 “일각에선 감기에도 항생제를 처방하는데, 이는 항생제 남용이나 오용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일반적인 고위험군에 속하진 않지만, 아토피 피부염이나 비염, 축농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보유하고 있다면 RSV 백신 접종 등 감염 예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천식 역시 알레르기성 질환인 만큼 이들 질환자 역시 천식과 같이 쉽게 면역력이 저하하거나 기도 감염에 과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천식이라는 질환도 알레르기 질환군의 하나”라며 “알레르기가 피부로 나타나느냐(아토피 피부염), 부비동 등의 상기도(축농증) 혹은 (하)기도(천식)로 가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한다. 이어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약해지며) 비염에서 피부염, 천식까지 알레르기성 질환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를 ‘알레르기 행진’(Allergy March)이라 부른다”며 “이처럼 이들 질환자는 태어나면서 알레르기 소인을 갖고 있기에 평소 바이러스 감염과 예방에 조금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60살 이상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선 백신 접종 등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65살 이상 RSV 감염증 환자 중 절반 이상(56.8%)에서 폐렴이 발생했고, 4명 중 1명(25%)은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의 중증으로 진행됐다. 병원에서 사망한 비율도 10명 중 1명(10.6%)꼴에 달했다. 일부 연구에선 독감과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고령층 환자가 20일 이내 사망한 비율이 각각 7%와 18%로 나타났다. 연구 방법(후향적 분석)상 일대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그만큼 RSV의 중증 위험도가 크게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당뇨병 △만성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신장질환 △요양원 및 요양시설 거주자 등도 고위험군에 속한다.서준원 조선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조선대병원 제공서준원 교수는 “RSV는 특히나 특이적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기에 예방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설사 치료제가 있는 감염병이더라도 (병에) 걸린 후 치료하는 것보다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게 가장 최선의 치료”라고 강조한다. 이어 그는 “부작용 역시 일시적인 피로감, 가벼운 발열이 2~3일 내에 호전되는 정도여서 우리가 가진 무기(백신)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최지현 기자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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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검출률 36.9%…지난해(3.6%)보다 10배 높아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 진료실이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어린이들로 붐비고 있다.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이른 인플루엔자 유행이 최근 10년 중 최고 수준으로 확산하며 방역당국이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특히 초등학생 연령대에서 급증세가 두드러지면서 학령기 아동에 대한 예방접종 참여율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다. 뉴시스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환자가 학령기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4주째 급증하며 작년 같은 시기의 14배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21일 “46주 차(11월 9∼15일) 표본감시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직전주(50.7명)보다 30.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의심 환자 수는 42주 차 7.9명에서 시작해 매주 오름세다. 올해 46주 차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4.6명) 대비 14.4배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7∼12세 170.4명, 13∼18세 112.6명으로 학령기 청소년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44주 19.0%에서 46주 36.9%로 뛰었다. 지난해 같은 시점(3.6%)의 10배 수준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독감 입원환자는 46주 490명으로 4주 연속 증가한 반면, 코로나19 입원환자는 201명→153명→145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 46주 대비(67명)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질병청은 겨울철 유행에 대비해 독감·코로나19 예방접종을 당부했다. 현재 어르신·어린이·임신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가예방접종은 9월 22일부터 시행 중이다. 이번 시즌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 A형(H3N2)은 일부 변이가 확인됐지만, 현재 백신으로도 예방 효과가 유지된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양다훈 기자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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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디스크와 달리 서서히 진행허리서 엉덩이·허벅지로 통증 퍼져구부정한 자세가 편해 습관 될수도보존적 치료로 1차통증 조절하되심하다면 신경관 복원 수술도 고려클립아트코리아[서울경제]30년 넘게 다녔던 회사를 나와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60대 남성 박 부장(가명)은 얼마 전부터 출근이 괴로워졌다. 걷기만 하면 다리에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 탓이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많이 걸어서 근육통이 생긴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자 통증이 허리까지 번져 좁은 경비실에 앉아 근무하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일 수 있다는 정보를 접했지만 증상만으로는 도저히 구분할 수 없었다. 심란해하던 박씨는 지인의 권유로 신경외과를 찾았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허리를 붙잡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기온이 낮아지면 인체는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말초혈관을 수축시킨다. 그 결과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고, 근육 내 젖산이 쌓이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 인대와 같은 신체 구조물의 긴장이 높아지고 움츠러드는 데다 옷차림마저 두꺼워지니 척추의 균형을 무너뜨려 허리 무담을 키운다. 추운 날씨로 야외활동이 줄고 대사량도 감소함에 따라 체중이 늘고 허리 근육이 약해지는 것도 문제다. 척추를 지탱하는 힘이 떨어지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통증이 생기거나 기존의 요통이 악화된다. 이렇듯 겨울철에 나타나는 요통(허리 통증)은 대부분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생긴다. 허리가 묵직하게 뻐근하고, 아침에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하지만 움직이면 조금씩 풀리는 게 특징이다. 반면 허리에서 엉덩이·다리로 저리거나 찌릿함이 퍼지는 방사통이 동반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강석형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허리가 묵직하거나 뻐근한 통증으로 시작하해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려 쉬어야 하는 간헐적 파행으로 발전한다”며 “엉덩이·허벅지·종아리까지 이어지는 하지방사통은 신경이 눌려 압박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그 안에 숨어있는 원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수나 신경이 압박을 받는 질환이다. 허리 신경이 눌리면서 다리로 방사되는 통증을 유발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혼동하기 쉬운데 자세히 알고 보면 그 양상이 다르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은 급성으로, 척추관협착증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이 허리를 숙이거나 앉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는 데 반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숙이거나 누우면 통증이 덜해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허리를 굽힌 자세가 습관화돼 이른바 ‘꼬부랑 허리’로 굳어지기도 한다. 결정적 차이는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에 있다. 추간판탈출증이 나이를 가리지 않는 반면 척추관협착층은 주로 50대 이후 중장년층에게서 나타난다. 급속한 고령화로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185만6224명에 달했다.척추관협착증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MRI 등 영상검사를 통한 외부적인 판단보다 환자 스스로 느끼는 증상의 심한 정도가 치료 방침을 결정할 때 우선시된다. 방사선학적으로 심하게 막혀있는 척추관이라도 증상이 가벼운 환자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강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내원했을 때 대개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부터 시도한다. 호전 여부가 뚜렷하지 않다면 흔히 신경차단술이라고 불리는 ‘경피적 경막외강 성형·박리술’ 등 좀 더 적극적인 통증 조절 방식을 고려한다. 이런 방식은 질병이 발생한 부위는 놔둔 채 통증 완화와 손상 진행을 늦추고 기능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다만 보행장애가 심하거나 신경 마비, 근력저하가 진행된 중증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앞서 언급한 방식들이 효과가 없을 땐 협착증이 발생한 부위 자체를 제거하면서 막힌 신경관을 감압·복원하는 수술적 치료를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한다.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질환 환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수술을 해야 할지 여부다. 강 교수는 “다리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신경 압박의 신호이므로 참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선뜻 결정하기 쉽지 않다면 가까이 있는 척추전문병원 또는 대학병원 세 곳에서 진료를 보고 다양한 의견을 구해보라”고 조언했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가 운영하는 유튜브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한 번 손상된 척추는 이전 상태로의 100% 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평소 올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겨울철엔 아침 기상 직후 앉아있다가 일어날 때 천장을 보고 만세를 해주거나 브릿지 운동을 10회 하는 것만으로도 척추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realglasses@sedaily.com)
안경진 기자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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