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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보료율 7.09%...가입자 추가 부담 없어박민수 복지2차관 "물가, 금리 어려운 국민경제 여건 고려"건보 재정건전성 확보는 숙제..."특사경 도입해 재정 누수 막아야"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박민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 건강보험료가 2017년 이후 7년 만에 ‘동결’됐다.지난해에만 해도 1.49% 인상되면서 직장가입자의 경우 평균 2069원을 더 내야했지만, 내년에는 올해와 동일한 보험료를 낸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물가, 금리 등으로 어려운 국민경제 여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돈 낼 사람이 급감하고, 보험 혜택을 받을 사람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탓에 건보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은 ‘숙제’로 남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직원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 건보재정 누수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작년 물가 5.1%↑ "동결, 국민경제 고려"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건강보험 정책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2024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직장가입자 보험료율은 올해와 같은 7.09%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도 208.4원으로 올해와 같다. 건보료율이 동결된 건 지난 2017년도 이후 7년 만이며, 2009년을 포함해 역대 3번째다. 건보료율이 1% 상승할 경우 그 해 건보공단 수익금이 7737억원 발생하는 것을 감안한다. 건보 가입자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그간 건보료율은 거의 해마다 올랐다. 건보료율은 지난 2017년 동결한 이후 매년 인상됐다. 최근 10년간 평균 보험료 인상률은 1.90%, 최근 5년간 평균 보험료 인상률은 2.7%다. 이 때문에 동결로 결정된 것은 최근 사례를 볼 때 이례적이다. 다만 정부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당시 내년 건강보험료율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장 건보 재정상태도 나쁘지 않다. 올해 건보재정은 1조9846억원 흑자를 기록, 누적 적립금은 25조854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1998년 이후 최고치이며, 현재 기준금리는 3.5%로 2008년 이후 가장 높다.건보 재정건전성 확보는 숙제..."특사경 도입해야"하지만 내년 건보료율 동결로 장기적으로 건보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은 남겨진 숙제다.적자로 건보 재정 운영이 빡빡해지면서 보장성이 악화할 수 있다. 실제 건보에 따르면 내년 건보료율이 동결되면 5년 후 1개월 보름 분의 적립금 준비금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올해 하반기 중 발표하는 필수의료 지원 확대 방안을 담은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2024~2028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다만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건강보험 생태계가 지속가능하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필수의료 등 꼭 필요한 곳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지난해 2단계 부과체계 개편 이후 지속하고 있는 부담완화책을 유지할 계획이다.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이와 동시에 건보재정 누수 방지를 위해 공단에 특별사법경찰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의 불법 요양급여 청구로 하루 7억원에 달하는 건보 재정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21년 12월까지 13년 간 적발돼 환수가 결정된 불법개설기관 1698곳에 대한 환수 결정금액은 모두 3조376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환수된 금액은 2026억원으로 6.02% 뿐이다. 환수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적발된 불법개설기관이 수사 진행 과정에서 폐업 신고를 해버리는 방식으로 환수를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개설기관 1698곳 가운데 현재까지 폐업으로 한 기관은 모두 1645곳(96.3%)에 달한다.이 때문에 건보공단에 불법개설기관을 직접 적발할 수 있도록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도 관련 입법안이 다수 발의됐다. 복지부와 법무부도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에 이견이 없지만, 경찰청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반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특사경이 없어 연간 2000억원 정도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특사경이 있으면 확실한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재차 도입 의지를 밝혔다.
헤럴드경제 - 김용훈 기자 2023-09-27
가족들 “간병인 공급 부족…가격도 2~3만원 올라 부담”간병 업체들 “연휴 기간엔 하루 일당 15만3000원 지불해야”전문가들 “간병서비스도 필수 의료 행위에 포함해야”[게티이미지뱅크][헤럴드경제=김영철·정목희 기자] “빨간 날이 많을수록 걱정도 늘어나요.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를 뒷바라지하는 저희에겐 ‘연휴’가 아니죠.”전업주부 강모(58) 씨는 올 추석 연휴 기간인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6일간 재활병원에서 입원 중인 시아버지를 가족과 함께 시부모댁에서 모시게 됐다. 재활병원에서 시아버지를 돌보던 간병인이 연휴 동안 휴무이기 때문이다. 강 씨의 시아버지는 지난해 사고로 하반신을 크게 다쳐 장기요양 3등급을 받은 뒤론 병실에서만 시간을 보낸 지 1년이 넘었다.강씨의 가족이 올 추석 연휴 내내 시아버지를 모시게 된 건 간병인을 구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 이는 비단 강씨의 이야기 뿐만이 아니다.올 추석 연휴는 6일로 역대 최장 기간이지만, 돌봄 대상이 있는 가족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추석 연휴 동안 휴식을 취하는 간병인들이 생기면서 대체 인력을 미처 찾지 못해 가족들이 직접 간병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연휴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대체 간병인을 구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공급 부족과 더불어 명절 특수로 더해진 간병 비용이 있었다.강씨도 기나긴 연휴 기간 중 며칠이라도 간병을 해줄 인력을 구하려했지만 뜻을 굽혔다. 평소 강씨가 간병인에게 지불한 일당은 12만원 정도였지만, 명절에는 비용이 2~3만원 올랐기 때문이다. 강씨는 “한 달 간병비만 360만원인 와중에 기저귀 등 이외 비용까지 더하면 400만원에 육박한다. 1년 동안 나간 비용만 5000만원에 가깝다”며 “추석 연휴에는 일당을 14~15만원으로 부르는 곳들만 있어서 6일동안 (간병인을) 붙이면 최대 90만원까지 지불해야하기에 연휴 내내 시댁에서 모시기로 했다”고 토로했다.치매 판정을 받은 할머니를 간병한 지 3년이 다 돼가는 이모(28) 씨도 기존 간병인의 배려로 추석 당일에만 가족이 할머니를 직접 돌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하루 동안 대체자를 구하지 못한 나머지 추석 당일은 병원에서 보낼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씨는 “기존 요양보호사가 자리를 비울 때, 대체할 분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이씨의 가족 역시 간병비로 인한 부담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할머니가 요양 생활을 시작한 2020년부터 3년이 다 돼간다”며 “간병을 시작한 동안 간병비는 30만원 정도 늘었다고 했다. 간병에 필요한 물건 등 비용도 매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간병비 물가는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6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간병도우미료는 1년 전보다 11.4% 상승했다. 개인서비스(외식제외)로 구성된 77개 품목 가운데 간병비의 상승 폭은 5위를 기록할 정도다. 앞서 4월에도 간병도우미료는 지난해보다 11.7% 올랐다. 상승률이 10%를 웃돈 건 통계청이 간병도우미료를 소비자물가 통계에 넣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5년으로 살펴보면 간병도우미료 상승률은 37.7%로, 77개 품목에서 상승 폭 2위다.치솟은 간병비 물가를 반영하듯, 실제 본지가 취재한 간병업체들도 추석 연휴 동안 간병비가 더욱 올라있었다. A업체는 본지와 통화에서 “연휴 기간에는 하루에 일당 14만원이지만 하루에 3만원이 추가된다”며 “추석에 휴식을 취하는 요양보호사도 많은 가운데 이들을 찾는 가족 보호자도 평소보다 많아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간병업체인 B업체 역시 “연휴기간이라서 금액대가 높아진다. 기존 간병비는 하루 14만원이지만 연휴 기간 동안 간병비는 1만3000원 오른 15만3000원이다. 간병인에 대한 명절 떡값을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정부는 간병비로 인한 부담을 절감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일부 병원을 대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시행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병원 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이 팀을 구성해 보호자나 간병인이 병실에 상주할 필요 없이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통합병동을 이용하면 부담이 하루 1만5000~2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간병을 해야 하는 가족들은 중증 개인 간병이 아니다보니 환자를 섬세하게 돌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강씨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1명의 간호사가 다수의 환자를 돌보는 탓에 돌봄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고령화로 간병이 필요한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간병비로 파생되는 부담을 일부 지원해야한다고 제언했다. 기평석 대한요양병원협회 명예회장은 “고령화 시대에는 간병은 국가적으로 당연히 제공돼야하는 서비스로 필수 의료 행위로 채택돼야 한다”며 “요양보호사를 알선하는 비용을 일률적으로 맞추고, 전반적인 간병비를 낮추기 위해서도 간병을 정식 급여로 채택해야한다”고 말했다.이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간병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 해당 서비스에 적용되는 환자의 범위가 중증에 한정돼 수혜자가 적기에, 중증도에 따라 적용 대상을 점차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헤럴드경제 - 김영철·정목희 기자 2023-09-27
하늘의 별 따기 국립요양원 입소 현실대부분 노인은 영세 민간 요양원 신세복지 수요 충족 못 시키는 2008 체제*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그런데 성장의 주역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전례 없는 새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2025년이면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합니다. 이 와중에 출산율은 사상 최저치를 매년 경신하고 있습니다. 초고령사회 노인 돌봄은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똥이 됐습니다. 돌봄의 최전선에 요양보호사가 있습니다. 한데 숫자 늘리기에 급급했던 정부의 근시안 정책으로 요양보호사 제도는 '늪'에 빠졌습니다. 과연 초고령사회 돌봄의 최전방을 현재의 요양보호사 제도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여성경제신문이 총 10회 걸쳐 요양보호사 제도의 실태와 개선 방안을 모색합니다. 연재와 함께 요양보호사 돌봄 수기 공모전도 다 함께 엽니다. 11월에는 수기 발표회와 각계각층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도 열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휠체어에 탄 노인과 여성이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빠, 심사위원들이 찾아오면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어떤 반응도 하시면 안 돼요.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면 등급 판정을 받지 못할 수도 있어요."오랜만에 찾아온 외동딸이 이렇게 신싱당부하자 치매 증상이 갓 시작된 70대 중반의 할아버지는 "그래, 알았다"면서 장기요양인정조사를 받았다.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 두 명이 자택을 방문해 의자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에게 여러가지를 물어봤다. 그러나 그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침묵 속에서 조사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됐고 마무리되는 듯했다.그런데 막판에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방 문을 열고 나가던 건보공단 직원 한 명이 뒤를 돌아보면서 질문을 던진 것이다. "아버님 진지는 드신 거지요?"아들뻘의 직원이 친근하게 "아버님"이라며 기습적으로 묻자 할아버지는 자신도 모르게 "그럼 먹었고 말고~"라면서 점심 메뉴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답했다. 결국 이 할아버지는 재조사를 받았고 장기요양인정점수 5등급 이상을 얻지 못해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일 서울 종로구 창신2동의 한 기초 생활 수급 독거노인 가구를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함정 조사'가 된 老 대상 등급 심사빌미 잡아 탈락시키기 바쁜 복지부위의 사례를 보면 할아버지를 상대로 지능적인 '함정 조사'를 펼친 공단 직원이 국민 혈세를 아낀 공로자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딸은 결혼해 다른 도시에 사는데 제 앞가림만 하는 정도여서 할아버지를 돌봐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치매에 만성 질환까지 앓고 있는 할아버지의 건강은 날로 악화됐다. 요양시설로 가고 싶어도 못가고 집에 홀로 남게 된 독거노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부모 봉양은 전통적으로 가족의 영역이었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된 이후 사회적 영역으로 빠르게 편입되면서 모든 국민이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가 돼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노인 돌봄, 즉 요양이란 개인 위생(화장실 출입 세수, 양치질, 목욕 등)과 가사활동(식사 준비, 설거지, 청소 빨래 등)이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질환 치료 중심인 요양병원이 곧 요양시설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보건복지부의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 연보에 따르면, 2008년 제도 시행 첫해 21만4000명이던 수급자가 2020년 85만8000명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지난해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자는 128만명을 넘어섰고, 94만(74.4%)명이 인정을 받아 1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진 이들은 200만명에 달한다. 산술적으론 2명의 요양보호사가 1명의 노인을 돌보는 수치지만 현실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서울요양원 대기자 명단을 '김영자'란 이름을 넣어 검색해봤다.1%를 위한 국립 vs 99% 민간 구도저수가가 공공재의 비극 부추긴 것정부는 제한된 수가(酬價) 아래에서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수급 대상 숫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수급자 폭증을 막기 위해 신청자를 가급적 탈락시키는 것이 일이 됐다. <여성경제신문>이 취재 과정에서 접한 딸과 할아버지의 사례는 정부의 '무늬만 장기요양보험서비스'가 국민의 복지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 당시 1244개에 불과했던 노인요양원 수는 비용의 80%를 지원해 주는 제도 덕에 큰 폭의 증가를 거듭해 2020년 기준 재가 1만9621곳, 시설 5763곳으로 총 2만5384곳에 이른다. 이 중에 민간기관이 2만5140곳으로 99%다. 정부가 직접 운용하는 국공립기관은 244곳에 불과하다.이렇다보니 국공립 요양원의 표준 모델 격인 서울요양원은 일반 법인 요양원에 비해 대기자가 줄을 선다. 인적 물적 자원에서 훨씬 많은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정선우(남·53)씨는 "어머니 문제로 국립요양원에 연락했더니 10년을 기다리라 해서 농담인 줄 알았다"며 "그렇다고 상가 빌딩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영세 요양원을 선택하자니 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본지 취재팀이 건보공단이 운영하는 서울요양원의 대기자 명단을 검색한 결과 올해 상반기 시설 입소를 신청한 '김영자'씨는 대기번호 1242번으로 나왔다. 입소 정원이 150명이다보니 5년 이상은 기다려야 하는 순서다. 또 서울요양원 같은 국립요양원을 많이 만들면 좋겠지만 재정부담이 만만치 않다. 서울요양원 건립공사에는 31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올해 경영공시를 보면 한해 운영 예산이 70억원이 넘는다.인적·물적 지원 덕에 서울요양원의 1등급 이용자(22.97%)는 일반 요양원의 평균율(10.59%) 보다 12.4% 이상 많다. 물론 1등급의 어르신이 많이 받으니 이상적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의 99%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운영하는 민간 법인 요양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배부른 소리에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민간 법인 요양원 대부분이 '수가 절벽'에 직면한 가운데 정부가 중앙집권 방식으로 국공립 지원에만 집중한 결과 "밥 잘 먹었다"는 한 마디로 등급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된 치매 할아버지와 지방 사는 노인들이 복지 혜택에서 배제되는 상황을 낳은 것이다.지난 2019년 9월 24일 지상 5층, 지하 2층의 상가 4층에 설치된 김포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입원 환자 2명이 숨졌다. /연합뉴스재정으로 전시용 요양원 만든 결과1%를 위한 국립 vs 99% 민간 구도부당 청구, 안전 사고 위험 노인 몫지금까지 정부가 '전시용 요양원'만을 남겨두고 대부분의 요양서비스를 민간에 떠넘긴 측면도 있다. 건물만 가지고 있으면 요양원 허가를 내줘서 동네 건물 2층이나 3층에 작은 개인 요양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여기에 더해 2008년 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존에 있던 요양사 임금 가이드라인을 폐지한 것이 요양보호사 처우를 더욱 악화시켰다.현재 요양보호사는 사회복지사나 생활지도사 등 타 복지 계열 직종과 달리 급여 가이드라인이 없다. 타 직종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지침에 따라 1년 차는 1호봉, 2년 차는 2호봉 등 정해진 급여가 지급되지만 요양보호사는 대부분 최저시급을 받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표준임금 가이드라인을 만들라고 권고하고 보건복지부에서도 최근 인력운용비 기준을 제시했지만, 인력운용비와 실제 종사자가 지급받는 인건비의 차이가 크다.이은혜 순천향대 의대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선 요양보호사에게 급여비를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 아닌 운영자와 관리자를 거치기 때문에 요양보호사의 급여가 다른 직종보다 낮게 나타난다"며 "돌봄복지 최전선에 있는 이들의 열악한 처우는 결국 돌봄서비스 질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도 한 몫했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초기 1~2등급 비중이 높았으나, 재가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2~3등급의 규모가 커진 것을 정책이 반영하지 못했다. 경기도 지역 한 요양보호사는 "침대생활을 해 24시간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이 1~2등급이고 지팡이 등을 이용해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느냐에 따라 3~4등급으로 나눠진다"며 "현실적인 수요를 받쳐주지 못하는 국립요양원의 부족한 부분을 일반시설이 채워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통상 이런 민간 요양시설이 늘어나면 비용이 내려가고 서비스의 질도 좋아져야 하지만 요양원이 밀집된 지역에선 출혈경쟁이 벌어진다. 보건당국의 감독·관리가 부실하다보니 요양급여 부당 청구 사건도 비일비재하다. 입소 노인에 대한 가혹 행위, 성폭행은 물론 치매 노인이 실종 후 사망하거나 입소자가 다른 입소자를 살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화재를 비롯한 안전사고의 위험도 여전해 보인다.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가 요양병원 1408곳과 요양원 3244곳 등 4652곳을 안전 감찰한 결과 무려 3669곳(78.9%)이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피가 어려운 3층 이상에 있었다. 2019년 사망 2명 등 49명의 사상자를 낳은 김포 요양병원 화재사건도 상가 건물 고층에 설치돼 휠체어나 침대를 이동시킬 수 있는 대피로(경사로)가 없는 구조가 피해규모를 키웠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사례를 살펴보면, A 요양원은 시설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한 관리인과 위생원을 요양보호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거짓 청구해 총 4억400만원의 요양급여를 부당 청구했다. 이밖에도 실제 근무하지 않는 요양보호사를 면허증 대여 등으로 인력신고한 뒤 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을 받으려다 적발된 케이스도 있다.또 재가요양서비스의 '수가난'도 마찬가지다. 가족 중 한명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직접 돌봄을 제공하고 요양급여비를 본인의 인건비로 책정하는 방식도 있지만 급여의 한도가 시설보다 적고 요양제공 인정시간도 짧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요양원 재가복지센터 전경. /보건복지부임금가이드라인 폐지 대책 없던 복지부 표준모델 실패하자 탈시설로 방향 틀어 복지부는 야심차게 내놓은 서울요양원 실험이 사실상 실패하자 영국이나 일본 시스템을 벤치마킹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탈시설 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영국·일본과 같은 커뮤니티케어 시스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탈시설은 가족에게 돌봄 부담을 떠넘기려는 시도로 읽혀진다. 충청북도 지역 요양원 한 원장은 "시설에 주는 정부 지원금만 줄이려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정책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중순 발표한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에 공급부족 지역에 보험사 등이 참여하는 민간 요양시설을 확충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사업자가 직접 토지 및 건물을 소유해야만 10인 이상의 노인요양시설을 설립할 수 있는데 '임차 요양원'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앞으로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서울 동남부 지역을 포함한 부산과 대구 등 광역시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노인 인구가 많지만, 장기요양 인정 인구가 적고, 요양원이 부족한 대표 지역으로 보험사들이 주목하는 곳이기도 하다. 보험업계는 반기지만 참여연대 등은 요양시설 임차를 허용하면 입소 노인들의 주거 불안이 높아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민간의 참여 문호를 열어 기존 요양원 생태계의 경직성을 풀어주고 민간자본이 들어오게 하면 재산이 있는 사람은 민간보험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정부는 저소득층 돌봄에 집중하는 이원화 시스템이 가능하다. 중증 환자는 시설에 수용하고 경증 환자는 탈시설로 유도하는 정책이 가능하다는 게 학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보편적 복지로 유명한 영국은 시행착오 끝에 사회복지는 민간이 서비스를 공급하고 정부는 관리 감독을 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며 "1차 의료기관이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만성기' 노인환자의 진료를 담당하도록 기능을 구분해 커뮤니티 케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의료·요양 서비스 자원의 비효율을 동시에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경제신문 - 이상헌 기자 2023-09-26
다가올 또 다른 감염병 팬데믹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정책적 준비가 시작됐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고령의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 환자들이 집단으로 생활하는 장기요양기관 내에서 집단감염과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해당 시설들에 대한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사단법인 감염관리네트워크는 지난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주한 '장기요양기관 감염관리 체계 구축 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책임자는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가 맡았으며 가천대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 순천향대부천병원 김탁 감염내과 교수 등이 연구진으로 참여했다. 감염관리 전문가들은 국내 장기요양기관의 경우 시설의 규모, 인력, 입소자의 특성 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일괄적이고 강제적인 감염관리체계를 마련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봤다. 따라서 시설이 자체적으로 감염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형태의 지원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단계적 접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정책 방향의 핵심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장기요양기관들은 구체적인 감염관리 기준 조차 명확히 제시돼 있지 않은 상태다. 국외 장기요양기관 감염관리 운영 매뉴얼의 경우 감독 기관이 명확하게 지정돼 있고 평가체계와 연계돼 감염관리 항목(감염관리 정책, 감염관리프로그램, 감염감시, 감염관리 담당자 지정 및 역할, 감염관리교육, 감염관리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설명이 매뉴얼에 매우 상세하게 제시돼 있다.반면 국내 장기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감염관리체계 마련에 대한 기준은 아직까지 명확히 제시돼 있지 않다. 특히 국내 장기요양기관은 시설의 규모, 인력, 입소자의 특성 등이 매우 다양해 일괄적으로 자체적 감염관리 거버넌스, 즉, 감염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에는 한계가 많다. 연구진은 "감염관리체계 마련과 개선에 대한 역량이 부족한 시설에게 강제적이고 획일적인 체계마련을 요구할 경우 불필요한 민원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 시설이 자체적으로 감염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선행하고 순차적인 접근이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연구진은 "일정 규모 이상의 역량이 충분한 시설의 경우 자체 감염관리위원회를 조직하고 운영하도록 권고하되 소규모 시설의 경우, 먼저 공공 영역의 거버넌스 체계 구축으로 감염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정부 정책으론 수가 신설이 제안됐다. 현재 국내 감염관리 수가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 유행으로 음압격리실, 격리실에 대한 기준이 강화됐으며 수가가 인상됐다. 또한 코로나19 유행 이후 급성기병원의 중환자실의 1인실 확충과 요양병원의 음압격리실과 격리실 의무 설치에 대한 논의가 보건복지부 주도로 협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요양기관의 경우 아직 갈길이 멀다고 봤다. 감염관리위원회의 신설, 감염관리 실무자의 지정, 교육시간 적용 등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염예방관리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감염관리 수요가 많은 노인요양시설과 같은 거주시설에서 우선 감염예방 관리료를 신설하고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주야간보호기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노인요양시설에서의 1인 격리실 설치에 대한 부분은 전문가, 요양시설장, 복지부 등의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전파가 가능한 감염병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병원이송이나 퇴소 전 임시 격리가 필요한 공간은 필수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설기준이 정해지면 시설에 따른 수가를 개발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진은 "요양시설 내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환자가 늘어가고 있어서 의료적 처치에 들어가는 물품에 대한 수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다만 대부분 의료기관 내에서 처방 가능한 항목들이어서 촉탁의 또는 가정방문간호사 제도를 통해 처방을 받고 처방 받을 수 없는 일부 물품을 수가화하고 수가제도를 반영할 수 없는 부분은 감염예방관리료 지급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게이트뉴스 - 하경대 기자 2023-09-26
© News1 DB"옷을 벗은 여성이 나타나는 동영상을 보여 준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만져달라고 하기도 한다"재가 요양보호사나 활동지원사 등 경기지역 여성 돌봄노동자들이 이용자로부터의 성희롱 등 성폭력과 폭언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성폭력과 폭언은 물론 인권과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위에 대응할 세부적인 규정 마련과 함께 이용자에 대한 제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26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의 ‘경기도 여성 돌봄노동자의 노동실태와 개선 방안 : 직무환경 및 건강실태를 중심으로’(올 8월31일 발간) 제하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돌봄노동자의 개인정보보호 및 비밀보장 등을 약속했고, 이에 동의한 21명만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를 실시했다.그 결과 여러 돌봄노동자가 성적 폭력을 경험했는데 가해자는 대부분 성인 남성 이용자인 것으로 조사됐다.돌봄노동자 A씨는 “편마비 (요양등급) 2등급 어르신인데 자꾸 이것(성기) 좀 어떻게 해달라고 했다”며 “기저귀 케어를 할 때마다 그렇게 했는데 제가 ‘경찰에 잡혀가요’ 하면 조용하다가 다시 그런 (성희롱성) 얘기를 했다”는 불쾌한 경험을 털어놓았다.또 다른 돌봄노동자 B씨의 경우 “저는 (성희롱 피해) 경험이 많았다. 심장이 떨려서 청심환을 먹어도 계속 병이 생겼다”며 “(한 노인은) 여성 나체사진을 2인용 식탁의 제가 앉는 자리에 스크랩해서 유리 사이에 끼워놓기도 했고, 성적 수치심이 느껴지도록 대화를 했다”는 사실을 토로했다.스마트폰을 이용해 옷을 벗은 여성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돌봄노동자에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 신체접촉까지 시도하는 사례까지 있었다.돌봄노동자 C씨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어르신들은 약간 이상한 그림이나 옷을 벗으면서 여성이 나타나는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또 어깨를 마사지해주겠다며 (저의) 옆으로 오려고 해서 피한 후 신체접촉 거부 의사를 밝힌 적도 있다”는 과거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성폭력 이외에 “(이혼 서류에 보증인으로) 해드릴 수 없다고 하자 이용자가 화를 냈다. 너무너무 떨렸다” “남성 어른이었는데 말끝마다 (그 분 입에서) 욕이 나왔다” “치매 어르신이 폭력을 쓸 때가 있는데 호되게 당했던 경험이 있다” 등 폭언·폭행 경험을 밝힌 돌봄노동자들도 있었다.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돌봄서비스 노동자는 주로 이용자의 집으로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집이 곧 근로 장소가 된다”며 “이는 이용자의 폭력과 부당한 요구 및 행태 등 여성 돌봄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침해에 취약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이어 “돌봄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와 인식 개선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성적 폭력과 폭언·폭행 등 각종 폭력 피해를 비롯해 인권과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받는 행위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 마련 및 안내가 필요하다”며 “특히 성인 이용자에 한해 성범죄 경력 등 최소한의 범죄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이용자에 대한 제재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1 - 송용환 기자 2023-09-26
수요대비 인력 태부족, 정부 '방문간호사급'으로 입법예고개정 땐 석사학위 불필요…협회 "비전문가 중증처치 우려"정부가 가정전문간호사 자격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가정 돌봄 수요가 급증한 반면 가정전문간호사 수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하지만 가정전문간호사와 해당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들은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한다. 가정간호의 질이 떨어지고 그만큼 환자도 위험에 노출될 것이란 주장이다.복지부는 최근 가정간호 실시 간호사의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는 3년 이상 간호사로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이 복지부가 지정한 전문간호사 교육기관에서 2년 이상 교육을 받고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가정전문간호사가 될 수 있다. 보통은 가정전문간호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자격증을 딴다.그런데 복지부가 시행규칙을 개정하면 일정 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간호사도 가정전문간호사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석사학위를 딸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교육과정에 필요한 시간 등은 복지부가 추가로 고시할 계획이다.복지부는 가정 돌봄 수요 증가 대비 가정전문간호사 수가 너무 적고 비슷한 역할을 하는 방문간호와 자격 기준을 맞추기 위해 시행규칙을 개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간 가정전문간호사 배출 인원은 20~30명밖에 되지 않고 전체 가정전문간호사 수도 지난해 기준 6558명에 불과한데,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발전 전략' 자료에 따르면 가정 돌봄 간호 서비스 수요는 100만명으로 추계된다"고 말했다.이어 "덴마크,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나 영국, 일본 등도 일반 간호사가 교육을 이수하면 가정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2019년 발주한 '지역사회 기반 간호, 건강관리, 돌봄 연계 모델 개발' 연구 용역에서 의료법에 따른 가정전문간호사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방문간호사와 하는 역할, 수행한 서비스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 자격 기준이 달라 이를 맞춘 것"이라고 부연했다.방문간호사는 2년 이상 간호사 경력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방문간호조무사는 3년 이상의 간호조무사 경력이 있고 700시간 이상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한 경우 수행 가능하다. 2018년 조사 기준 활동 방문간호사는 1584명, 방문간호조무사는 1671명이다.사진= 가정간호사회이 같은 복지부 입법 예고안에 가정간호사회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순녀 가정간호사회장은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의 입법추진과정에서 복지부, 대한간호협회 그 어느 곳에서도 실무분야 단체인 가정간호사회에 협조나 자문을 구하지 않았다"며 "입법 예고된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다"고 했다.김 회장은 또 "가정전문간호사 배출이 적다고 정책을 위해 자격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급하다고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것이나 다를 게 없다"며 "30년 가까운 경력에도 아직 중증처치를 할 때면 두려운 게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간호"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정전문간호사의 자격 기준 완화는 지역사회에서 간호를 받는 대상자나 그 간호를 제공하는 간호사 모두를 위험한 환경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가정에 있는 대상자들의 중증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인공호흡기, 흡인간호, 기관튜브 교환과 각종 카테터 유지 환자를 치료하고 돌보는 것이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사가 아닌 의사 업무인데, 지역사회라는 이유로 전문간호사의 업무가 아닌 간호사의 면허 밖 업무로 하는 게 가능하냐"고 반문했다.복지부 입법예고 공고란에도 3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이 가정전문간호사 자격 완화에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배모씨는 "가정간호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증한 자격증인데 이유가 있어 국가 자격을 만들어 놓고 활성화를 위해 자격을 바꾸는 정책이 어디 있느냐"며 "활성화를 하려면 가정간호사가 지역에서 센터를 운영하게 하고 필요한 병원에서 센터로 처방을 보내게 해야 접근성이 어려운 지방에서도 (가정간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니투데이 - 박미주 기자 2023-09-26
노화는 정상적인 신체기능 저하입니다. 따라서 이를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만도 없습니다. 백세시대를 앞둔 지금, 보다 적극적인 건강관리를 통해 노화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고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을 살펴보는 기획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세 번째 순서는 ‘노인성 음성장애’입니다. <편집자 주>노년기 음성장애는 노화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의 신호일 수 있어 원인을 정확히 찾고 적극 관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나이 들면서 목통증과 함께 쉰 목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치료가 필요한 음성장애일 수 있다. 실제로 대한후두음성언어의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활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음성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1만88명에서 2019년 2만3606명으로 9년간 약 2.3배 늘었으며 특히 60대 이상 환자가 245%로 급증했다.■노화과정에서 성대에 다양한 변화 일어나성대는 목 후두 내부에 좌우 한 쌍으로 위치한 발성기관이다. 서로 부딪히고 떨어지면서 진동해 목소리를 낸다. 크게 상피층·결합조직층·근육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노화가 진행되면 상피층은 점액분비가 줄어 각질과 부종이 생기고 결합조직층은 섬유구조가 변화해 성대가 경직된다. 근육층에서는 위축성 변화가 일어난다.그 결과 성대는 건조해지고 불규칙하게 굴곡이 생겨 전체적으로 활처럼 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나란히 붙어 있던 성대가 더 이상 붙어있지 못하고 오랫동안 벌어져 있어 성대진동이 비대칭적으로 된다.또 노화로 인해 폐활량이 감소하면 발성시간이 줄고 음질은 나빠져 기식성 음성(숨소리가 섞여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는 것), 쉰 목소리, 음성강도 감소, 음성떨림, 발성통, 만성기침, 기도 분비물 증가 등이 나타난다.■사레들림, 호흡곤란 등 다른 증상 동반 시 병원 방문다만 전문가들은 음성장애가 비단 노화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성대의 물혹이나 결절, 유두종, 육아종, 암 등의 질환은 물론 연축성 발성장애, 근긴장성발성 장애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또 폐·갑상선 등 다른 기관의 문제로 성대신경이 손상된 것도 원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홍현준 교수는 “특히 단순 목소리 변화뿐 아니라 식사 시 자주 사레가 들리거나 삼킬 때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 숨 쉴 때 호흡곤란 발생하는 경우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노년기 삶의 질도 뚝…생활습관 개선으로 적극 대처음성장애는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쳐 적극 대처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고령자의 13%는 음성문제에 따른 삶의 질 저하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영 교수는 “노인성 음성장애는 환자의 사회활동을 회피하게 만들고 불안·근심을 증가시키며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며 “나쁜 음성이 전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건강한 노인은 음성의 질도 좋다”고 말했다.노년기 목소리 변화가 찾아왔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성대를 쉬게 하는 것이다. 큰소리를 내거나 노래 부르기를 피하고 습관적으로 하는 헛기침, 가래 뱉기 등도 줄여야 한다. 또 물을 자주 마셔서 목이 건조하지 않게 한다. 적절한 운동·수면 및 체중조절도 도움 되며 술·커피·담배는 과감히 끊는 것이 좋다. 
헬스경향 - 유인선 기자 2023-09-25
매년 증가하는 보험사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험사기를 관리하는 통합정보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는 보험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공·민영보험 간의 시의적절하고 안정적인 정보교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25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연구원 리포트 '효과적인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정보협력 방안'에서 보험조사협의회 아래 '보험사기 통합정보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효과적인 정보협력을 위해서는 ▲각 기관이 집적하고 있는 통계 항목에 대한 이해 ▲통계변수의 정의 ▲공유 가능한 항목 ▲정보공유를 위한 비식별화 방법 등과 관련된 실무자들 간의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보험연구원은 보험조사협의회에 보험사기 관련 통합정보시스템을 설치하고 각 통계를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해당 시스템은 민영보험사기 관련 정보, 요양급여(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업재해보험금(근로복지공단), 장애연금(국민연금공단) 등의 부당청구 관련 정보의 체계적인 집적과 신속한 조회를 가능케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아울러 보험사기 통합정보시스템에서 보험사기 수사의뢰 건 처리결과와 관련 통계를 집적 및 관리함으로써 효율적인 보험사기 처벌과 효과적인 보험사기방지 정책수립을 도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현재는 보험사기 적발 후 수사의뢰 건의 처리결과를 조회하고 형사재판 유죄선고율이나 환수금액 등 관련 통계를 집적해 제공하는 종합적인 체계가 부재한 상태다.이에 더해 자동차정비업자나 의료인 등이 보험사기로 기소되거나 처벌된 경우 검찰이 주무관청에 해당 사실을 통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통계를 집적 및 관리하는 체계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부당한 보험금 지급은 보험사의 재정 손실을 초래하고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정직한 계약자에게 피해를 입히며 건전한 보험시장을 왜곡하고 있다. 이 같은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해마다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기준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820억원에 달했다.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도 10만2679명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했다.보험사기자는 동일한 수법을 토대로 여러 건의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기수법을 모방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에 따라 보험사기 데이터 분석이 보험사기 방지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변 연구위원은 "보험회사 간 정보조회를 통해 민영보험사기 적발과 방지 역량을 개선할 수 있다"며 "유사보험, 공·민영 간 보험사기 관련 정보공유를 통해 민영보험사기 방지를 넘어 국민건강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국민연금 등의 재정누수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 보험사기 중에는 공·민영보험금을 함께 청구하거나 동일한 방법으로 공·민영보험에 걸쳐 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보험사기로 적발된 사무장 병원 사례를 보면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해 국민건강보험에 요양급여를 부당청구하고 허위입원확인서를 발급해 환자가 민영보험회사로부터 입원비를 편취하도록 돕는다.근로자가 작업현장이 아닌 곳에서 부상을 당한 후 민영보험회사에는 상해보험금을, 근로복지공단에는 산업재해보험금을 중복해 신청한 사례도 있다. 이에 공·민영보험 간 정보협력과 분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변 연구위원은 "보험사기로 처벌된 자동차정비업자나 의료인 등의 처벌 사실을 통보한 후 주무관청에서 행정제재를 했는지 여부를 보험사기 통합정보시스템에 등록하도록 해 결과 확인과 함께 관련 통계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S - 전민준 기자 2023-09-25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진료비를 거짓 청구해 요양 급여비를 부당하게 받아 간 의료기관들에 대한 조사를 전국으로 확대 실시한다. 당초 사전 점검 차원에서 일부 의료기관을 골라서 표본 조사했는데 선별 조사 대상 의료기관이 전부 부당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코로나-19 진료비 표본조사 결과에 따른 확대 조사 계획(안)'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10월부터 내년 6월까지 전국 의료기관 8천400여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료비 부당 청구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조사 대상 의료기관을 유형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 43곳, 종합병원 257곳, 병원 513곳, 의원 7610곳 등이다.건보공단은 이들 의료기관이 코로나19가 발생한 초기인 2020년 2월 1일부터 2022년 6월 30일까지 약 29개월에 걸쳐 ▷코로나19 백신 접종 당일 진찰료 청구 적용기준을 준수했는지 ▷재택 치료 환자관리료 청구 적용기준을 지켰는지 ▷출국을 위해 필요한 진단서를 발급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비 청구 적용기준을 어기진 않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조사대상 기간은 코로나19 백신과 재택 치료 환자관리료, 진단검사비 등에 보험급여가 적용되던 때였다.건보공단 관계자는 "확인 대상 요양기관이 다수이고, 방문 확인을 담당하는 전담 인력이 부족한 사정 등을 감안해 전산 점검과 자율 시정 및 방문 확인을 병행해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전산 점검은 10∼12월 기간 확인 대상 기관을 전산 구축해 부당 청구 여부를 자체적으로 살펴보고서 의심스러운 청구 건은 의료기관에 증빙자료를 제출해 소명하라고 요청하고서, 확인 결과 부당 청구로 드러나면 환수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자율 시정은 10∼12월 기간 의료기관이 부적정 청구 금액을 자진 신고할 수 있게 체크리스트와 안내 매뉴얼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방문 확인은 자율 시정에 참여하지 않거나 허위 신고한 것으로 의심되는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올해 12월부터 내년 6월까지 건보공단이 직접 찾아가 조사하는 것이다.이에 앞서 건보공단은 작년 10월 17일부터 올해 3월 28일까지 약 6개월간 12개 의료기관을 방문해 코로나19 관련 진료 내용을 점검했다.확인 결과, 조사 대상 12곳 모두에서 코로나19 진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부당청구액은 총 9억5300만원으로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부당이득의 징수)에 근거해 자체적으로 환수 조치하고 있다.부당 청구 유형을 구체적으로 보면, 코로나19 백신접종 과정에서 접종 비용에 포함된 진찰료를 중복으로 청구하거나 백신 접종 당일 진료하지 않은 질환에 대한 진찰·처치료 등을 허위 청구했다.한시적으로 허용된 코로나19 비대면 진료를 하면서 재택 치료를 받는 환자와 전화상담을 하지 않고 환자 전화상담 관리료 명목으로 요양 급여비를 청구했다.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하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에 코로나19 신속 항원 검사료를 청구할 수 없지만, 급여로 허위 청구했다.
헤럴드경제 - 김용훈 기자 2023-09-25
가수 김조한, 한국일보 #기억해챌린지 첫 주자"가수 꿈꾸던 아버지, 함께 노래하고 싶었는데""치매 부친 간병하던 어머니가 먼저 세상 떠나""숨기지 말고 터놓고 얘기해야… 조기 검진 중요""치매는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병이죠. 의지할 곳 없어 가족들도 힘들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일보 캠페인 #기억해챌린지에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2008년, 가수 김조한은 비교적 젊은 나이(35세)에 치매로 아버지를 잃었다. 그는 치매의 무서움과 환자 가족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 15년간 치매극복의 날(9월 21일) 등 치매 관련 행사의 단골 초대손님이 됐다. 김조한은 한국일보가 '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기획을 마무리하면서 준비한 기억해챌린지에도 첫 주자로 나서, 휴대폰 조명으로 무한대(∞) 그림을 그렸다.이달 18일 한국일보를 찾은 김조한은 "많은 국민이 치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 터놓고 얘기하는 사회가 되고, 어려움에 처한 치매 환자 가족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배회 증상 심해진 아버지... 간병하던 어머니가 먼저 세상 떠나김조한의 아버지는 2000년 미국에서 치매 진단을 받았다. 당시 한국에서 활동하던 김조한은 곁에 살던 가족보다 아버지의 변화를 더 빨리 눈치챘다. 그는 "손님과 싸울 일이 아닌데 가게에서 다투고, 낚시가 오랜 취미였는데 고기가 물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자주 화를 냈다.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18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 스튜디오에서 가수 김조한이 본보 엑설런스랩의 치매 인식개선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휴대폰 조명이나 손으로 자신만의 무한대를 만들고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주연 기자아버지는 2005년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뒤 증상이 더 심해졌다.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배회 증상도 나타났다. "골프를 안 친 지 5년이 넘었는데도, '골프 치러 가야 한다'고 무작정 집을 나가는 거예요. 예전에 살던 집 근처에 골프장이 있었거든요." 김조한에게 본보의 '미씽' 기획이 더욱 인상 깊었던 이유다.갑자기 아이처럼 변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은 고통이었다. "치매에 걸리고 아버지는 큰 아기가 돼버렸죠. 제 기억 속 아버지는 항상 힘세고 모든 역경을 이겨내는 분이었는데, 정말 슬펐습니다."치매 간병에 신경을 쏟느라 가족들의 스트레스도 심해졌다. 아버지를 주로 돌보던 어머니는 지병이 악화돼 2006년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가 당뇨가 있고, 일주일에 2번씩 투석도 받아야 했는데, 아버지가 집에서 사라지면 별 수 있나요. 만사 제쳐놓고 찾으러 돌아다니다 건강이 더 나빠진 거죠."가수가 꿈이던 아버지, 살아 계시다면 함께 노래 부르고 싶다가수 김조한이 18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 스튜디오에서 치매를 앓았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아버지는 치매 말기에 접어들면서 아들도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가수 김조한'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가수 김조한이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고, 그게 우리 아들'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이해를 못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아버지가 아들인 저는 못 알아봤지만, 가수인 저는 기억했어요. 가수 김조한이 치매를 이긴 셈이죠." 그러면서 "그땐 '노래하길 참 잘했구나, 그래도 내가 성공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김조한의 아버지도 가수가 꿈이었지만,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꿈을 포기했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요양병원에 들어가서도 노래만은 잊지 않았다. "거기선 그냥 '킴(Kim)'이잖아요. 간호사들이 돌봐주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흔한 치매 환자'죠. 그런데 병상에서도 노래를 너무 잘 부르니까 의료진들이 깜짝 놀랐답니다. 그때 이후로 '저 사람 아들이 가수래' 하는 이야기가 병원에 퍼졌나 봐요. 제가 병문안 가니까 '당신이 그 가수 아들인가요?' 하고 간호사들이 묻더라고요."김조한에게 아버지가 아직 살아 있으면 무엇을 함께 하고 싶냐고 물었다. "나탈리 콜이 아버지 냇 킹 콜의 명곡인 'unforgettable'을 리메이크했죠.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예전 음원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한 거죠.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저도 부친이 좋아했던 오페라 '산타 루치아'를 함께 불러 음원을 만들고 싶어요."치매 조기 검진 필수... 기억해챌린지 참여해주세요김조한은 우리 사회가 치매를 숨기지 않고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곳이 되길 소망했다. "치매가 좋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쁜 것도 아니잖아요. 일부러 걸린 게 아니거든요. '난 치매 그런 얘기하기 싫어' 이런 식으로 피하지 말고, 주변에 알리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한다는 의미로, 여러분만의 무한대를 만들어주세요. 한국일보 엑설런스랩 '미씽-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취재팀과 그 외 영상팀 소속 PD들이 각자의 무한대를 응용 동작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최주연 기자그는 치매 조기 검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아버지가 치매를 앓던 시기에는 정보도 부족하고 제도도 미흡했지만, 지금은 아니거든요. 늦기 전에 테스트하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김조한은 "기억해챌린지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분명 긍정적 효과가 생길 거라고 확신한다"며 다시 한번 무한대 그림을 그렸다.<한국일보 엑설런스랩 '미씽-사라진 당신을 찾아서' 취재팀은 치매 실종 노인들의 안전한 귀가를 바라는 마음에서 치매 인식 개선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손길로 치매 노인들을 돕겠다는 취지로, 김조한은 캠페인 취지에 공감해 본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기억해챌린지는 당신의 기억은 사라질지 모르지만, 우리는 영원히 당신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한국일보 - 박지영 기자 2023-09-25
박민수 "코로나19 4급 전환 후 안정적…양성자수 감소세"(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8.31 nowwego@yna.co.kr(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외출 자제와 의심증상자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22일 회의를 열고 '추석 방역·의료 대책'을 논의한 뒤 "코로나19 확진 시 외출 및 친족 모임을 자제하고 격리(5일)할 것을 권고한다"며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방문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방역 당국은 추석 연휴 기간 특히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할 계획이다. 의료기관이나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에게 확진자 7일 격리를 권고하고 시설 내 마스크 착용을 강조했다.지난달 31일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하향과 함께 추가적인 방역 완화 조치가 실시됐지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나 요양원 등 취약시설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남아 있다.방역 당국은 감염 시 건강 피해가 큰 의료기관·감염취약시설 감염관리를 위해 입원·입소 전 선제검사 지원체계를 유지한다.노인 요양시설에서는 대면 면회, 외출·외박을 할 경우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면회객은 사전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을 한 후 방문할 것을 권고한다.면회는 실내·외 별도 공간에서 이뤄져야 한다. 마스크 착용, 면회실 환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입소자가 외출·외박을 하는 경우에는 음성 확인 후 복귀해야 한다.박민수 중수본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먹는 치료제 처방병원, 조제약국, 선별진료소를 안내하고 차질없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며 "연휴 기간 운영 시간, 진단검사 실시 여부를 미리 확인해 의료기관을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이어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방역 수칙을 실천해달라"며 "해외여행을 할 때는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감염병 예방수칙도 잘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방역 당국은 129(보건복지상담센터), 119(구급상황관리센터), 120(시도 콜센터) 등 유선전화와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 및 응급의료정보제공 앱(e-gen), 코로나19 홈페이지,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처방·조제 가능 기관, 지역별 선별진료소 운영 일자와 시간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위중증 확진자는 지정격리병상이나 일반격리병상에 입원해 치료받을 수 있다.박 부본부장은 "지난주 코로나19 일평균 양성자(표본감시 체계의 확진자) 수는 1천600명대로 5주 연속 감소하고 있고, 전국의 중증 병상 가동률이 30% 이하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지난달 31일 4급 전환 후에도 방역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번 추석은 대부분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되고 일반의료체계로 전환된 이후 맞이하는 명절"이라며 "편안하고 안전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 김병규 기자 2023-09-22
‘청구 간소화’ 발의 14년 만에 의결25일 본회의서 개정안 통과될 듯보험사에 직접 서류 낼 필요 없어환자가 병원에서 각종 서류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보험회사에 보험금 청구가 자동 전산화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관련 법안이 발의된 지 14년 만이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이르면 내년 10월부터 대형병원에서부터 도입될 예정이다.국회는 21일 법제사법위원회 열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을 의결했다. 보험업계는 25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앞으로 실손보험 가입자는 병의원 등 요양기관에 보험금 청구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전자적으로 전송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요양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보험 가입자는 요청만 해도 서류 접수가 자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층 편리해지는 셈이다.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만큼 실손의료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운영에 관한 업무 관련자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얻은 자료를 업무 외 용도로 사용·보관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도록 했다. 해당 법안은 국무회의를 거친 뒤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는데 우선 대형병원에 한해 시행된다. 이후 1년 뒤인 2025년 10월부터 30병상 미만의 의원급 병원과 약국 등 전국에 도입될 예정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통과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실손보험은 가입자 수가 4000만명에 육박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리지만, 환자가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병의원에서 서류를 발급받은 뒤 직접 보험사에 제출해야 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절차가 번거롭다 보니 보험금이 소액이면 신청을 미루다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도 많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청구되지 않은 실손보험금은 2512억원에 달했다.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국민위원회가 2009년 관련 내용을 권고한 뒤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의료계 반대에 부딪혀 14년째 계류됐다. 의료계는 질병 등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고, 보험사가 환자 정보를 수익 활동에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시행되면 비급여 진료비를 과다하게 청구하기 어려워져 실손보험 적자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의료계가 자료 전송 보이콧 운동을 하고, 위헌소송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라 진통이 계속될 수 있다. 
서울신문 - 송수연 기자 2023-09-22
<미씽, 사라진 당신을 찾아서><4>매일 길을 잃어도 괜찮아'치매 친화도시' 일본 오무타시 가보니배회 노인 절반 이상 주민 신고로 찾아지역 주민들과 민간단체, 실종 정보 공유'애정넷' 통해 택시기사와 역무원 신고도"요양원 가는 것보다 안전한 배회가 중요"편집자주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치매 실종 경보 문자. 매일 40명의 노인이 길을 헤매고 있다. 치매 실종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무관심하다. 한국일보 엑설런스랩은 치매 실종자 가족 11명의 애타는 사연을 심층 취재하고, 치매 환자들의 GPS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회 패턴을 분석했다. 치매 선진국의 모범 사례까지 담아 5회에 걸쳐 보도한다.가족이 실종 신고도 하기 전에 주민들이 찾아서 경찰에 알린 거죠.오마가리 미에 오무타시 복지과 과장일본 후쿠오카현 오무타시에서 지난해 경찰이 보호한 길 잃은 치매 노인은 174명. 그중 가족이 실종 신고한 경우는 73건(42%)뿐이다.절반이 넘는 노인들은 가족이 배회·실종을 알아채기도 전에, 지역주민 신고를 통해 경찰에 인계됐다. 가족들은 치매에 걸린 엄마를 잃어버린 줄도 몰랐는데, 실종된 엄마를 찾았으니 데려가라는 경찰 연락부터 받은 셈이다.일본 후쿠오카현 오무타시의 한 주민(왼쪽)이 지난해 9월 실시된 '치매 환자 실종 모의훈련'에서 배회 중인 치매 환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 오무타시 제공일본 규슈 동쪽에 자리 잡은 오무타시는 과거엔 탄광 산업으로 번성했지만, 지금은 인구 10만 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작은 도시다. 하지만 치매 돌봄에 관해선 일본 내 모범 지자체로 꼽힌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앞다퉈 오무타시가 만든 치매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오무타시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방문한 한국일보 취재진에게 "치매 환자가 배회하더라도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목표"라며 지역사회가 배회하는 노인들을 어떻게 돌보고 있는지 소개했다."할머니 혹시 어디 가세요?"… 20년째 이어지는 배회 모의훈련오무타시의 초등학생들이 지난해 9월 치매 실종 모의훈련 중 치매 환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 오무타시 제공오마가리 미에 오무타시 복지과 과장은 '안전한 배회'를 정착시킨 비결로 매년 실시하는 '치매 환자 실종 모의훈련'을 꼽았다. 2004년 시작된 이 훈련은 실제 혹은 가상의 치매 환자가 시내에서 배회하면, 시민들이 실종 정보를 전달받아 비슷한 사람과 마주치면 말을 걸고 경찰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04년 오무타시 하야메 교구(敎區)에서 배회하다 사망한 치매 노인이 발생하자 도입됐다.훈련 효과는 탁월했다. 오마가리 과장은 "훈련 때 치매 환자에게 말을 걸어본 경험이 쌓이고 쌓여,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하기도 전에 이웃들이 배회하는 환자를 먼저 찾아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덕분에 치매 환자가 집을 찾지 못하더라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그렇다고 노인이 혼자 길을 걷고 있으면 무조건 신고가 접수되는 건 아니다. 말을 걸어봤을 때 자신의 이름·거주지를 모르거나, 엉뚱한 대답을 하는 특징을 보여야 한다. 근처에 사는 치매 환자가 누군지 알고 있다는 점도 실종자 찾기에 도움이 됐다. 오무타시 내 23곳에는 마을회관 역할을 하는 '지역교류센터'가 있으며, 센터는 모두 돌봄시설 내에 설치돼 있다. 치매 환자·보호자뿐 아니라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동네 사랑방이 돌봄시설 안에 있으니, 주민들은 이웃 중 누가 치매 환자인지 자연스레 알 수 있다.치매 환자인 쿠보 야스코 할머니가 지난달 17일 오무타시 내 지역교류센터와 함께 있는 돌봄시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오무타시=박지영 기자시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훈련이 실시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합류하기 때문에 정확한 참여 인원을 집계하긴 어렵지만, 지난해 최소 3,000명이 훈련에 동참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오무타시의 모의 훈련이 화제가 되면서 이와테현, 이바라키현, 치바현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에 나섰다. 훈련은 매년 치매 극복의 날인 9월 21일 전후에 진행되는데, 올해부터는 태풍이 오는 기간을 피해 11월에 실시할 예정이다.택시 기사가 "여기 치매 환자 있어요"... 수색 돕는 민간 네트워크오무타시에서 치매 실종자가 발생하면 수색 주체는 경찰이지만, 민간기관과 시민들도 경찰에 준하는 수준으로 치매 환자 찾기에 나선다.시청에선 '애정넷'라고 불리는 문자 발신 시스템을 통해 실종자의 이름, 나이, 실종 위치 등을 가입자에게 전송한다. 현재 1만여 명이 가입돼 있는데, 상습적으로 배회 증상을 보이면 미리 애정넷에 치매 환자의 인적사항을 등록할 수 있다. 환자가 배회하다가 오무타시를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주변 지역과 공조하기 위한 '광역 애정넷'도 있다. 오무타시는 후쿠오카현 치쿠고 지역의 12개 지자체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오무타시 소방서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 치매 실종 모의훈련 중 치매 환자와 대화하고 있다. 오무타시 제공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소방본부, 시청 등 다른 공공기관과 정보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지역 버스·택시회사, 철도역, 약사회, 은행, 도로 관리 사무소 등 협약을 맺은 민간단체에도 정보를 전송한다. 지역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이들이 실종자 수색에 동참하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치매 환자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마가리 과장은 "택시 기사가 치매 노인을 찾아 경찰서에 데려다주거나 역무원이 개찰구 앞에서 치매 환자를 알아보고 신고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협력 네트워크를 맺은 민간단체는 시청이나 경찰과 정기적으로 치매 환자 수색과 관련한 회의를 열고 있다.시민들 역할도 적지 않다. 한국의 통장 격인 민생위원들은 애정넷에 등록된 상습 배회 환자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해당 환자와 안면을 튼다. 오무타시 내 돌봄시설 운영자들의 모임인 '치매라이프 서포트 연구회' 우메자키 유우키 대표는 "가끔 새로운 치매 환자가 애정넷에 올라오면 민생위원이 돌봄시설로 찾아와 환자와 인사하고 간다"며 "실종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생위원들은 이 밖에 구역별로 실종자 발생 시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 단체방도 운영하고 있다.배회해도 원한다면 원래 집에서 살게 해주세요일본 정부는 2015년 치매 종합대책인 '신오렌지 플랜'을 수립했다. 핵심은 심각한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살던 곳에서 자신만의 생활을 하며 생을 마감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지자체가 배회·실종에 대비하는 게 필수적인데, 오무타시가 이를 잘 이행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그래픽=김대훈 기자지난해 일본 내 치매 실종 건수는 1만8,709건으로, 5년 전에 비해 2,000여 건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실종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점에 주목하고, 배회 환자를 요양원으로 보내는 게 낫다고 주장하지만, 안전하게 배회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오무타시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우메자키 대표는 "치매 환자가 본인 집에서 살고 싶다고 하면 그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지역 사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 박지영 기자 2023-09-21
알레르기비염과 함께 찾아오는 결막염점막 외부 노출, 오염 물질에 민감 반응결막염 환자, 매년 200만 명 가량 집계눈에 냉찜질 필요…인공눈물 점안 해야더러운손으로 눈 비볐다간 부종 발생도식염수 세척했다간 향균성분 씻겨 나가결막염 심해지면 각막염으로 시력 악화viewer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낮에는 덥고 저녁에는 싸늘한 날씨. 무더운 여름이 가고 밤낮으로 큰 일교차는 어느새 코를 간지럽힌다. 재채기와 함께 간지러운 눈은 점점 뻑뻑해진다. 눈을 비빌수록 타는 느낌과 함께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비염과 함께 찾아오는 또 다른 불청객 ‘알레르기 결막염’이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눈과 주변부에 타는 느낌인 작열감, 눈물 흘림 등이 나타난다. 눈이 충혈되고 간지러운 것은 가장 흔한 증상이다.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방어 역할을 하는 여러 면역세포들 중 특정 외부 항원에 과민하게 반응해 나타나는 일종의 과민 반응이다. 눈은 우리의 장기 중 유일하게 점막이 밖으로 노출되는 기관이다. 각종 오염물질 등 외부의 자극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눈의 흰자위(결막)에 접촉하며 결막에 염증을 일으킨다.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꽃가루, 진드기, 개나 고양이의 털 등이 원인이 돼 발병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나 황사와 같은 공해 물질로 발병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정확한 항원을 찾기 어려워 대부분 증상 치료에 중점을 둔다. 항히스타민이나 비만세포안정제를 사용해 가려움증과 염증 매개물질 분비를 막는 방식으로 치료한다.viewer알레르기 결막염 환자는 매년 200만 명 가량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는 186만 867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02만 4566명과 203만 5802명으로 조사되며 2년 연속 200만 명을 넘었다. 진료 인원이 많은 만큼 진료비도 매년 1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의 진료비는 2018년 1181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증가해 지난해 1385억원까지 불어났다.알레르기 결막염이 있을 경우 차가운 수건으로 눈 주위를 눌러주고 인공눈물을 자주 점안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환자는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몸이 약한 유아, 노인의 경우 결막염이 심해지거나 2차 감염이 유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벼운 결막염일지라도 안과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처방을 받지 않은 안약을 넣을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눈에 최대한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한다.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방을 위해서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외출을 되도록 삼가고 창문을 닫아 놓으며 외출 후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콘택트렌즈 사용 역시 알레르기 결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렌즈를 사용할 땐 최대한 손을 청결하게 유지하며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아야 한다. 김 교수는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렌즈로 인해 알레르기 결막염에 걸릴 가능성이 더 커지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렌즈 때문에 바이러스성 결막염이 더 발생하지는 않지만 렌즈로 인해 눈에 산소 제공이 어려워져 염증 반응이 심해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viewer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더러운 손으로 눈 비비면 부종 발생 우려도=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의해 걸리지 않는다. 외부 환경, 내부 물질에 눈이 과민하게 반응해 나타나는 질병이기 때문에 전염성은 없다. 환자를 격리하거나 수건을 따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다른 알레르기는 없는데 눈에만 알레르기가 생길 수도 있다. 눈은 감을 때를 제외하고 항상 오염된 공기, 꽃가루, 먼지 등 오염물과 끊임없이 접촉하기 때문에 알레르기가 없더라도 생길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알레르기가 있는 체질이라면 과민반응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요즘과 같은 알레르기철에는 야외 활동을 한 후 더러운 손으로 눈을 비비면 결막에 부종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부종은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응급실을 바로 방문하기보다 냉찜질을 통해 눈의 부종을 가라앉히는 것도 필요하다. 심할 경우 안과에 방문해 안약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생겼다고 식염수로 눈을 세척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눈에 있는 항균 성분까지 씻겨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염된 식염수를 쓰면 눈에 세균을 붓는 것과 같다.결막염이 심해지면 각막까지 염증이 퍼져 각막염이 될 수 있다. 각막염이 악화된 경우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각막까지 염증이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만 눈 가려움 증상이 심할 경우 가까운 안과, 병원에 방문해 전문가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체질의 사람이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완치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공기가 안 좋은 곳에 있거나 알레르기 물질이 주변에 있을 경우 해마다 반복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경제 - 김병준 기자 2023-09-21
인공지능(AI)와 결합한 나노기술을 이용해 혈액 내 단백질 분석간단하고 저렴하며 비침습적 혈액 검사를 통하는 방법단백질 분석하는 "나노기공" 포함하는 초박형 실리콘 칩 개발세계적 나노과학 분야 전문 학술지 '스몰 메소드'에 지난 18일 게재"ANU 스크리닝 기술은 향후 5년 이내에 이용 가능하게 될 것"알츠하이머는 지금까지 나온 치료법은 없지만 증상이 나타나기 전 조기발견을 할 수 있다면 환자의 건강 결과를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노인 / 사진 출처 - 프리픽함께 볼 기사 :기억 장애 증상 전 알츠하이머 알아낼 혈액 검사?치매와 장 질환자의 공통 유전자 발견...콜레스테롤 저하제로 함께 치료?호주국립대학교(ANU)의 물리학자들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한 나노기술을 이용해 혈액 내 단백질을 분석하고 초기 신경퇴행의 징후나 알츠하이머의 시작을 나타내는 바이오마커를 찾는 방법을 고안했다는 소식이다.이는 증상이 나타나기 최대 20년 전에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간단하고 저렴하며 비침습적 혈액 검사를 통하는 방법이다.ANU 물리학자들은 고급 AI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 한 번에 하나씩 단백질을 분석하는 작은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인 "나노기공"을 포함하는 초박형 실리콘 칩을 개발했으며, 해당 연구는 와일리(Wiley)에서 출판하는 세계적 나노과학 분야 전문 학술지인 스몰 메소드(small methods)에 지난 18일 게재되었다.'고정확도 단백질 식별: 고체 나노기공 감지와 기계 학습의 융합' / 스몰 메소드(small methods) 갈무리"만약 자신의 위험 수준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긍정적인 생활 방식 변화를 시작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약물 전략을 채택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될 것"소량의 혈액을 실리콘 칩 위에 놓고 휴대폰 크기 정도의 휴대용 장치에 삽입하면 AI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초기 알츠하이머 병의 징후를 나타내는 단백질에 해당하는 표시를 검색한다. ANU 과학자들은 이 알고리즘이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MS),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을 포함한 여러 신경학적 질환을 동시에 검사하도록 훈련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ANU 물리학 연구소의 공동 저자인 패트릭 클루스(Patrick Kluth) 교수는 "현재 알츠하이머병은 대부분 정신적 악화의 증거를 바탕으로 진단되는데, 어느 단계에서는 질병이 이미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 상태"라고 말했다."효과적인 치료에 필수적인 조기 발견에는 일반적으로 요추 천자와 같은 침습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병원 시술이 포함되며, 이는 환자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반면 우리의 기술은 소량의 혈액 샘플만 필요하며 환자는 거의 실시간으로 결과를 받을 수 있다"빠르고 간단한 테스트는 GP와 다른 임상의가 수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으며 지방 및 외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편리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는 것.단백질은 생명의 구성 요소이며 각 개인에게 고유한 고유한 유전적 청사진을 포함하고 있으며 부패하는 뇌 세포의 징후를 포함하여 우리의 건강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담고 있다.호주의 경우 치매는 사망 원인 중 두 번째로 큰 원인이다. 40만 명 이상의 호주인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2058년에는 그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연령별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률 /병원신문 갈무리국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도 증가 추세다. 병원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백민석 교수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40세 이상 남녀 2천 명의 데이터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인구 1,000명당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률은 2006년 1.83명에서 2015년 5.21명으로 약 2.85배 상승했다.연구자들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이 초기 신경 퇴행의 징후가 있는 단백질을 찾는 것에 대해 설명한다."혈액은 10000개 이상의 서로 다른 생체분자를 포함하는 복잡한 유체다. 고급 여과 기술을 사용하고 지능형 기계 학습 알고리즘과 결합된 나노기공 플랫폼을 활용하면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단백질도 식별할 수 있다"이러한 ANU 스크리닝 기술은 향후 5년 이내에 이용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케미컬뉴스 - 김민철 기자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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